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채무 재조정 협상 개시를 앞두고 만기 도래한 국채의 원금 상환을 연기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 경제부는 1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난 2018년 7월 발행된 페소 표시 채권 AF20의 원금 상환을 오는 14일에서 9월30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경제부는 “정부의 나머지 외채에 대한 재조정과 맞물려 채권을 재조정할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자는 계속 지급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중도좌파 성향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정권은 1,000억달러(약 118조5,000만원)에 달하는 채무 재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440억달러를 빌려준 IMF와의 채무 재조정 협상 개시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오는 3월31일을 자체 협상 시한으로 설정했으며 현재 채무 상황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르헨티나의 채무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을 IMF가 순순히 받아들인다면 사실상 채무 재조정을 지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채권자들의 분노를 일으킬 것”이라며 “IMF가 어려운 결정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정부의 국채 상환 연기 소식이 전해진 후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의 메르발지수는 3%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