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에서 열린 행사 도중 시가총액 1위 클럽에 가입한 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아마존(MAGA) 등 대형 IT 기업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어 보이며 미 증시 호황이 자신의 업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애플·구글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대규모 인수 관련 반(反)독점조사를 벌여온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이들의 중소기업 인수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TC는 아마존·애플·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모기업 알파벳 등 5곳에 지난 10년간 소규모 기업 인수 관련 세부정부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대형 거래에 초점을 맞췄던 반독점 위반행위 조사 범위를 기준에 미치지 않았던 소규모 인수까지 넓히는 것이다. 올해의 경우 FTC에 신고해야 하는 인수금액 기준은 9,400만달러(약 1,110억원)이다.
WSJ는 FTC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형 IT기업에 대해 기존에 실시해온 강도 높은 반독점 조사를 확대하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FTC와 미 법무부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을 대상으로 이들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경쟁을 훼손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거대 IT기업들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의 이익을 훼손할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대형 IT기업들이 새로운 스타트업이 경쟁자로 부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잡아 죽이는(catch-and-kill) ‘킬존(살상구역)’을 형성하는 패턴을 보인다고 주장해왔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상위 5개 IT기업은 지난 10년간 400개 이상의 기업을 인수했다.
다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형 IT기업 덕분에 미 증시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극찬하며 이들에 대한 ‘당근과 채찍’ 전략을 구사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144일 동안 우리는 주식시장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며 “당신들에게는 애플·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가 있다. 1조달러클럽(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 기업) MAGA가 있다”고 말했다. MAGA는 대형 IT기업의 이니셜을 딴 것으로 월가에서도 널리 쓰이는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약자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