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종로구청 관계자들이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 설치돼 있던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9개 단체 천막 13동과 적치물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벌이고 있다./오승현 기자
관련포토 +15
종로구가 청와대 앞에서 5개월여 가까이 불법으로 거리를 차지해오며 농성을 이어온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등의 천막 시설물을 철거했다.
종로구청은 13일 오전 7시30분께 종로구 사랑채 인근 도로를 무단 점유한 범투본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9개 동의 천막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에 실시했다고 밝혔다.
행정대집행에는 종로구청 관계자와 용역업체 직원 500여명이 동원됐다. 여기에 돌발 위험상황 발생에 대처하고, 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 1000명과 응급구호, 의료지원을 위해 소방 100명, 종로보건소 10명도 함께 현장에 배치 됐다. 행정대집행은 오전 8시30분께까지 약 1시간 동안 이뤄졌다. 현장에 남아있는 범투본과 전교조 관계자가 많이 없어 큰 충돌은 없었다. 철거를 모두 마친 뒤에는 방역을 실시했다.
서울시와 종로구청 측은 지난해 단체들이 청와대 인근 도로를 무단 점유한 이후부터 이번 달까지 범투본 등에 수차례 주민 불만과 안전상의 우려가 제기돼왔다며 철거 계고장을 보내왔다. 밤과 낮 없이 평일부터 주말까지 이어지는 불법 노숙집회에 인근 주민들과 맹학교 학부모들이 큰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범투본 등은 계고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이날 종로구는 철거에 들어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우려도 이날 행정대집행이 이뤄진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종로구청은 밝혔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주민불만도 있고 코로나19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집회를 자꾸 여니 주민들이 불안해했다”며 “예전부터 철거 계고장을 계속 보냈고 주민들과의 충돌이 최소화할 수 있는 날을 오늘로 잡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투본은 오는 주말에도 집회를 강행할 것으로 알려져 천막 설치를 둘러싼 소동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종로구청은 이날 대집행 이후 천막 등 적치물 기습 설치를 감시하기 위해 10여명의 순찰조를 편성해 운영한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순찰조가 적치물 설치 현장을 발견할 시 18명의 단속반과 용역 인력을 투입해 즉시 제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