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코로나 와중에...국민이 파업 이해하겠나" 코레일 내부 부글

[철도노조 3월10일 총파업]

영업적자 수백억 달하는데

노조는 "4,600명 더 뽑아라"

"실익도 없는 싸움 왜 하는지"

아예 노조 떠나는 직원들도




코레일 내부에서 노조의 조합비 일시 인상 방침과 ‘3월 총파업’ 계획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방역에 비상이 걸린데다 정부가 4조2교대 업무 변화와 인력 충원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파업을 해도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코레일 직원 중 몇몇은 철도노조를 탈퇴하고 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13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국토교통부는 코레일과 철도노조가 제출한 필요인력 증원과 관련해 검토가 되지 않아서 증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난해 11월 전달했고 3개월이 지났는데도 방침이 바뀌지 않고 있다”며 “저희도 말로 이야기가 안 되기 때문에 실력행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철도노조·코레일·국토부는 업무 방식을 현 3조2교대에서 4조2교대로 개편하고 이에 따른 추가 인력 채용 규모를 논의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지난해 11월 파업 당시와 같은 4,600명 인력 채용을 변함없이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공공기관의 정원을 관리·감독하는 기획재정부가 증원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파업 둘째날인 지난해 11월21일 “철도노조의 인력충원 요구는 주당 39.3시간의 근로시간을 37시간으로 단축하기 위한 것이지만 인력을 41.4%나 늘리고 인건비도 4,421억원 증가시키는 등 큰 부담이 발생한다”며 “추가 수익 창출이나 비용절감 없이 일시에 4,000여명의 인력을 증원하는 것은 영업적자 누적 등 재무여건을 악화시키고 운임인상 등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코레일의 2018년 영업적자는 339억원이며 당기순손실은 1,049억원에 달한다. 코레일 관계자는 “인력에 대해서는 정부·코레일·노조 모두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다만 의견 차이가 많이 나 현실적으로 (협의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날 서울경제가 코레일 사내게시판을 취재한 결과 3월 파업계획과 조합비 인상에 불만을 표하는 글이 많았다. 익명으로 올라온 한 글에는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로 경기가 침체되고 자영업자들은 죽는다는 아우성이 들려오는데 파업으로 내 밥그릇 챙긴다는 노조를 보며 국민들이 얼마나 호응해줄까”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외에도 ‘노조 집행비를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거나 ‘국토부 눈치를 보는 사측이나 전혀 양보할 수 없는 노측이나 본인들의 기득권만 생각하는 것’이라고 꼬집는 글들이 있었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도 지난 4일 “3월 파업을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로 인한 국가적 어려움을 노조에서도 감안할 것으로 본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파업의 경우에도 파업 찬성률이 전체 조합원의 53.9%로 집계돼 2005년 코레일 설립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았고 파업 참가율은 30% 내외에 불과해 직원들의 회의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노조 탈퇴 바람도 불고 있다. 며칠 전 탈퇴 신고서를 제출했다는 코레일 직원 A씨는 “사원·대리급 직원들의 경우 노조에서 나가면 주변에서 ‘배신자’로 보는 눈초리가 있어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데도 탈퇴하는 것”이라며 분위기를 설명했다. 철도노조 조합원은 2만1,963명으로 코레일 전체 직원 3만2,280명 중 68%를 차지하지만 지난해 코레일 공채직원을 중심으로 신규 노조가 결성되는 등 새로운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변재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