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입양돼 국회의원이 된 조아킴 손포르제(36) 의원이 2022년 프랑스 대선 도전을 선언했다.
손포르제 의원은 12일(현지시간) C8 방송의 생방송 토크쇼 ‘투슈 파 아 몽 포스트’에 출연해 차기 대권 도전을 깜짝 선언했다. 그는 “나는 프랑스인들에게 제시할 프로젝트가 있고 대권에 도전해 건설할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손포르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 소속으로 2017년 34세의 나이로 하원에 입성했지만 1년 반 후 탈당했다. 트위터에서 녹색당 소속 여성 상원의원에 대해 성차별적인 내용의 글을 잇따라 올린 것을 두고 당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자 2018년 12월 스스로 당을 나와버린 것이다.
현재 손포르제는 무소속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최근 ‘절대적 가치’라는 뜻의 ‘발뢰르 압솔뤼’를 창당했다. 특히 손포르제는 이번에 대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2018년 여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집권 후 1년만에 최대 위기로 몰아넣었던 ‘베날라 게이트’의 주인공 알렉상드르 베날라(28)와 손을 잡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베날라 게이트’는 마크롱 대통령의 수행비서로 일했던 엘리제궁 행정관 알렉상드르 베날라가 2018년 5월 파리 시내 노동절 시위에서 경찰 완장과 진압 장구를 착용하고서 거리의 젊은 남녀에게 폭력을 행사해 스캔들로 비화한 사건이다. 당시 의회가 국정조사를 진행했으며 상원에선 엘리제궁 당국자들과 베날라에 대한 강도 높은 청문회가 이어졌다. 프랑스 정계와 주류 언론들은 ‘악동’ 이미지가 강한 손포르제와 베날라가 손잡고 대권에 도전한 것에 진지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손포르제는 1983년 7월 서울 마포의 한 골목에서 경찰관에게 발견돼 이듬해 프랑스로 입양됐으며 프랑스 명문 그랑제콜인 파리고등사범학교(ENS) 등지에서 수학했다. 의학을 공부한 뒤 스위스 로잔에서 의사로 일하던 그는 작년 6월 프랑스 총선에서 집권당 소속으로 출마해 스위스·리히텐슈타인 해외 지역구에서 34세의 나이로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