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집에서 세 끼를 모두 챙겨먹어 아내의 눈치를 보는 남편을 의미하는 ‘삼식이’가 변화하고 있다. 아내의 요리를 받아 먹기 보단 가정간편식(HMR)을 활용해 직접 식사를 챙기는 ‘오팔세대(Old People with Active Lives)’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롯데멤버스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은퇴자 부부(1958~1960년생 남성, 1961~1963년생 여성) 집단은 소비 규모 축소에 따라 지난해 백화점 식당가 이용을 33% 줄이고 집밥 빈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집밥을 요리해서 먹기보다는 간편식으로 대체해 조리해 먹는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요리에 필요한 소스류 인당 구매금액은 9.2% 줄었고, HMR 인당 구매금액은 16% 늘었다.
특히 남성은 인당 구매금액이 17%, 구매건수가 평균 1.5회 많아지면서 여성보다 증가폭이 컸다. 베이비붐 세대 아내의 ‘가사 은퇴’로 직접 재료를 구매해 요리하기보다는 HMR 등을 이용해 간단히 조리해먹는 집밥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베이비붐 세대가 주로 먹는 HMR(중복응답 포함)은 냉동식품(80.4%), 즉석밥(48.0%), 탕/국/찌개(34.8%), 전(29.1%), 밑반찬(22.9%)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반찬류 중 양념육(26.1%)과 간편조리생선(11.5%) 응답도 적지 않았다.
HMR을 언제 이용하느냐는 설문에는 △요리가 귀찮을 때(57.5%) △식사 준비 시간이 없을 때(56.2%) △요리 재료가 없을 때(43.2%) △특별한 메뉴가 먹고 싶을 때(22.4%)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황윤희 롯데멤버스 데이터애널리틱스 부문장은 “HMR의 도움으로 직접 식사를 준비하는 남편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장년층 남성을 위한 쿠킹클래스가 속속 등장하는 등 액티브 시니어들이 사회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