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가 또다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저축은행 대표들의 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데다 규제까지 강화되고 있어 수장 교체 없이 조직 안정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임진구·정진문 각자 대표의 임기는 다음 달까지다. 이들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각각 선임된 후 기업금융과 리테일금융 분야를 맡아오고 있다. 2017년 선임된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와 2012년 JT친애저축은행 출범 때부터 대표직을 수행한 윤병묵 대표의 임기도 오는 3월 끝난다. 이들 은행은 3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최고경영자(CEO) 선임·연임을 결정한다.
현재로서는 대형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호실적을 주도한 CEO 연임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이미 지난해 3·4분기에 전년 실적을 뛰어넘으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예고했다.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3·4분기 실적은 1,562억원으로, 2018년 말보다 253억원 많다. 임 대표와 정 대표 취임 이후 SBI저축은행의 실적이 매해 눈에 띄게 개선돼 각자 대표 체제와 연임이 무리 없다는 관측이다. 2014년 69억원 적자였던 SBI저축은행은 임 대표가 선임된 2015년 16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정 대표가 선임된 2016년 739억원으로 급증했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김대웅 대표 취임 이후 업계 최초로 자체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인 ‘웰뱅’을 선보인 후 앱 개선을 통해 업계에서 혁신서비스를 꾸준히 주도했다. 그 결과 2016년 352억원이었던 실적은 지난해 3·4분기 814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8연임에 도전하는 윤병묵 대표 역시 JT친애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2012년 출범 당시 57억원 적자를 본 JT친애저축은행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체질 개선을 통해 3년 만인 2015년 흑자 전환에 성공, 지난해 3·4분기 기준 2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예대율과 대출관리 등 규제 강화로 영업환경이 전년보다 좋지 않았다”며 “하지만 주요 저축은행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이들 CEO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특히 올해 국내외 경기와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저축은행들이 대표 연임을 통해 장기적인 생존전략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CEO 임기가 짧아 단기 성과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미 이들 저축은행의 대표들이 수년째 경영전략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전략을 꾸준히 이끌어갈 수 있게 임기를 보장해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