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비정상적인 주택시장 풍선효과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가격규제 강화가 풍선효과 키워

실수요자까지 비규제지역 이동

공급대책으로 시장왜곡 막아야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정부의 서울 집값 잡기 고강도 규제정책으로 주택 구매자들이 경기도로 이전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수용성(수원·용인·성남)에 이어 일구광(일산·구리·광명) 등 서울 주변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이달 2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첫째 주 0.22% 올랐지만 둘째 주에는 0.39%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상승률 0.08%와 0.14%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경기도 아파트 가격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수원이다. 수원 권선구는 신분당선 연장과 수인선 등 교통호재가 있는 곳으로 금곡·호매실동 위주로 상승하고 있으며 영통구는 광교중앙역과 망포역 역세권 위주로 오르고 있다. 팔달구는 매교역(팔달8구역)과 화서역 인근 단지 위주로 상승폭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수원 4개 구가 동시에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용인의 경우도 수지구 성복역 인근 단지와 풍덕천동 위주로 뛰고 있으며 기흥구는 광교지구를 비롯한 영덕동과 교통호재가 있는 서천동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크다. 이외에 성남 수정구, 광명시, 하남시 등도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고양 덕양구와 일산동구, 남양주시, 구리시도 동참했고 인천지역도 집값이 오르고 있다. 인천 연수구는 주거환경이 양호하고 교통호재(GTX-B)가 있는 송도동 중심으로 서구는 청라국제도시와 역세권(2호선) 주변이, 미추홀구는 용현동과 개발호재가 있는 관교동 위주로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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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울에 이어 경기도까지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는 것일까. 수원을 비롯한 용인 등 가격이 상승하는 지역은 개발호재가 있거나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 주변 혹은 그동안 신규 분양물량이 적었던 지역들이다. 특히 주택가격이 오르고 나면 전월세가격도 오른다.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전월세가격이 상승한 후 주택가격이 이를 따라가는 현상이 나타난다. 전월세가격 상승은 매매가격 상승의 선행지수다. 그런데 이제는 주택가격이 먼저 오르고 뒤이어 전월세가격이 오르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요즘 수도권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원인을 분석해보면 첫째, 저금리에 풍부한 시중 유동성 자금을 꼽을 수 있다. 어디에 투자할지 모르는 유동성자금이 부동산시장에 머물고 있는 한 주택시장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둘째, 공급대책 없는 정부의 가격규제 정책이 풍선효과만 만들고 있다. 이번 정부 들어 벌써 18번의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에 주택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다.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시장은 주춤한다. 그러나 대책의 약발이 다하면 가격이 다시 상승하거나 인근 지역으로 번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난다. 셋째, 규제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풍선효과와 거래절벽 현상은 더 심화한다. 대출 규제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및 자료제출 강화는 거래절벽 현상과 풍선효과를 만든다. 특히 투기수요는 물론 실수요자들까지 규제지역을 떠나 비규제지역으로 옮겨가는 효과로 이어진다. 주택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모든 재화가 그렇다. 그런데 부동산은 공급이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정부의 시장개입은 다른 재화보다 더 강하게 작용한다. 최근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는 주택시장의 풍선효과를 잠재우기 위해 정부는 또 시장개입을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는 또 다른 시장왜곡 현상인 풍선효과만 만들 뿐이다. 시장개입 이전에 정부는 왜 가격이 오르는지 근본원인을 찾아 시장이 시장답게 작동될 수 있도록 수요·공급법칙을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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