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15총선을 앞두고 국내 양대 인터넷포털서비스인 네이버와 다음의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 정책이 잇따라 변경됐다. 해당 서비스가 자칫 선거개입, 정치적 중립 훼손 등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이번 총선 공식 선거운동기간인 4월2일부터 4월 15일 오후 6시까지 ‘급상승 검색어’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아울러 총선출마 후보자명 검색에서 ‘연관검색어’ , ‘자동완성 기능’, ‘검색어 제안’ 서비스도 중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중 연관검색어 및 자동완성 기능은 앞선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중단됐던 적이 있어 네이버가 이번에 다시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동완성 기능의 경우 후보자의 이름 세 글자가 완전히 입력됐을 경우에만 적용된다. 이름중 일부 글자만 입력되거나 ‘OOO 후보 선거 벽보’와 같이 후보자명과 다른 단어가 조합된 경우에는 자동완성 서비스가 여전히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선거 기간 동안 보다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게 네이버의 입장이다. 유봉석 서비스 운영총괄은 “해당 기간에는 다수의 관심사가 선거라는 큰 현안에 집중된 만큼 선거의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예측할 수 없는 사안이 발생하는 것을 대비해 일시적으로 급상승 검색어 운영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앞서 이미 급상승검색어 서비스와 관련해 수술을 단행한 적이 있다. 연령별로 급상승검색어 차트 노출을 차별화하고 지난해 말에는 인공지능(AI)기반의 검색어 추천시스템인 ‘리요(RIYO)’를 적용해 개인별 선택에 따라 검색어 차트가 다르게 표출되도록 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관련 논란에 대응한 조치였다. 당시 임명 지지층과 반대층이 자신들의 주장에 유리하도록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왜곡해 여론전에 이용하려 한다는 의혹이 일자 서비스 보완에 나선 것이었다. 그럼에도 이번 총선이 ‘친(親) 조국 대 반(反) 조국’의 구도로 흘러가는데다가 정권 재창출론과 정권 심판론이 격돌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자 포털기업들이 보다 강력한 응급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총선에 대한 조치와 별도로 연예 기사에 대한 댓글 서비스도 오는 3월부터 잠정폐지하며 이와 관련한 인물명 완견 검색어 서비스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연예인 사생활 침해와 인격 모독 등의 문제가 이어진데 따른 조치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악플 탐지봇인 ‘클린봇’의 기능을 고도화해 특정인에 대한 모욕이나 무례한 뉘앙스가 담긴 댓글을 기존보다 5배 가량 효율적으로 탐지하도록 했지만 현재의 기술적 노력만으로는 연예인들의 고통을 해소하기에는 아직 부족함을 인정하고, 연예정보서비스의 구조적 개편이 완료될 때까지 해당 뉴스에 대한 댓글 서비스를 닫기로 결정했다는 게 유 총괄의 전언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 및 연예 댓글 폐지 등을 한발 먼저 단행했다. 오는 20일부터는 자사의 포털 서비스인 다음의 ‘실시간 이슈검색어’ 서비스를 영구 종료한다. 연예뉴스 댓글 및 인물 관련 검색어 등도 이미 폐지해 네이버의 조치가 카카오보다 한 박자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