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두 세달짜리 규제 또 나와...'풍선'만 더 키울 것"

<2·20 부동산 대책 전문가 진단>

구리·남양주 등 벌써 오름세

매물출시 유도책 병행 필요

대출 문턱만 갈수록 높아져

실수요자 내집마련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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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또 다른 풍선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났다. ‘규제→ 침체→ 상승→ 규제’ 등 계속 반복되는 현상이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공급 확대 등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20번째, 21번째 대책이 계속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대출 문턱이 계속 높아지면서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은 더욱 어렵게 됐다는 지적도 있다.

20일 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 전문가 5인에게 정부의 19번째 부동산 대책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이번 규제의 효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우선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부장은 “12·16 대책에서 필요 시 지역별로 ‘핀셋 규제’한다는 기조를 밝혔기 때문에 이번 대책을 새로운 대책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현재 풍선효과의 배경에는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이 있기 때문에 조정대상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강화했다고 해도 투자자들이 갑자기 발을 빼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아무래도 총선을 의식해서인지 지역을 최소한으로 지정한 것으로 보인다. 두세 달은 영향이 있겠지만 계속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도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40%인데도 투자자가 몰리고 있고, 지정구역도 적어서 다른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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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도 “수도권에서는 안산과 부천, 인천 등 서부권 중심으로 그 동안 덜 오른 탓에 키 맞추기 현상을 보이거나, 서부권 교통망 호재 등의 기대감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면, 평택 등 수요 기반에 비해 공급량이 많거나 거리상 서울에서 먼 경기 외곽지역으로까지의 확산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오히려 부산이나 청주 등 지방 일부 지역이 들썩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 교수는 “남쪽으로 시흥, 오산, 평택, 동탄 등은 물론 북부에도 구리 남양주 등지가 벌써 오르고 있다. 김포는 아직 반응이 없지만 파주 운정지구까지 효과가 올라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수요자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비 규제지역 내 중저가 아파트라고 무조건 풍선효과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호재가 있는 특정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풍선 효과를 기대하고 호가 부풀리기, 담합 등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곳도 많아 수요자들은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일부 지역의 경우 거품이 끼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한편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두더지 잡기 식 대책으로는 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팀장은 “12·16 대책이 발표된 지 2개월 만에 추가 대책이 다시 나온 것은 수요억제 위주의 규제정책 한계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수요 억제책으로 일시적으로 수요심리가 수그러들지만 근본적인 가격안정을 가져오기 어렵다. 매물 출시를 유도하는 보완책이 같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윤선·이재명·권혁준기자 sepys@sedaily.com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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