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짜파구리 한 번도 안 먹어보고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맛있군요” (봉준호 감독)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아카데미 4관왕의 쾌거를 이룬 영화 ‘기생충’ 제작진 및 출연진을 청와대에 초청해 김정숙 여사표(票) ‘대파 짜파구리’를 대접했다. 봉 감독은 “맛있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기생충’팀 초청 오찬 행사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장혜진, 박소담, 조여정, 이선균, 최우식 등 관계자 20여 명이 초청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메뉴 선정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지난 18일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시장 상인을 위로하기 위해 서울 중랑구의 동원전통종합시장을 찾은 김정숙 여사가 시장에서 직접 구입한 대파 등의 재료로 만든 메뉴이기 때문이다. 이날 오찬 행사에 배석한 김 여사는 “코로나19 때문에 지역경제와 재래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특히 농민들이 생산하는 대파는 출하기간이 있다”며 “농사는 잘 됐는데 (잘 안팔리니) 농민들의 시름이 깊다. 그래서 상인들도 위할 겸 제가 작정을 하고 대파를 구입했다. 봉 감독님과 여기 유명하신 여러분들 덕분에 대파 소비가 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의 ‘대파 짜파구리’는 대파와 돼지고기 목심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동원전통종합시장에 동행한 이연복·박준우 셰프에게 전수받은 요리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 앞서 진행된 사전 환담에서‘기생충’팀이 칸영화제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거둔 성과에 대해 거듭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무척 자랑스럽다. 우리 영화 100년사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는 것도 아주 자랑스럽고, 오스카의 역사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쓰게 만들었다는 사실도 그러하다”며 “그 자랑스러움이 우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아주 큰 자부심이 됐고, 또 많은 용기를 줬다”고 밝혔다.
‘기생충’ 출연진에 “‘다음 계획’이 뭐예요”라고 묻기도 했다. 영화 속 송강호의 명대사인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는 대사를 패러디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소식이 알려진 후 봉준호 감독에서 보낸 축전에도 “봉준호 감독님, 배우와 스태프 여러분의 ‘다음 계획’이 벌써 궁금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