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31번'이 사망자 나온 청도병원 연결고리?..."연관성 파악 중"

대구 경북 슈퍼전파지 현실화

대남병원 사망자 포함 15명 확진...외부인 통한 감염 의심

신천지 연계 가능성 조사...정확한 사망 원인은 추후 공개

확진자 급증 대구 음압격리병상 배정 못받은 환자 속출도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입원 중이던 63세의 한국인 남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숨지면서 대구·경북 지역은 도시 전체가 긴장 상태다. 환자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코로나19인지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대구·경북 지역의 누적 확진자가 70명에 달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2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사망 환자는 이날 대남병원 정신병동 전수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대남병원은 현재 확진자가 15명까지 늘어난데다 대구 ‘슈퍼전파자’라는 의심을 받는 31번 환자(61세 한국인 여성)와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돼 조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현재 종사자 120명과 기존 확진자들이 머물렀던 정신병동 환자 109명에 대한 검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 대남병원의 정신병동이 요양병원과 요양원 건물과도 연결돼 있는 만큼 보건당국은 필요할 경우 두 시설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까지는 대남병원 정신병동이 폐쇄병동인 만큼 외부인을 통한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31번 환자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31번 환자는 이달 초 청도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으나 아직 언제, 어디를 방문했는지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휴대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청도 방문 사실을 확인했지만 세부적인 동선에 대해서는 면담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청도 대남병원. /사진제공=연합뉴스‘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청도 대남병원. /사진제공=연합뉴스


대남병원은 최근 대구·경북 지역 환자 폭증의 원인을 찾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31번 환자가 다니던 대구 신천지예수교회와의 연결고리도 의심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지역 거주자 중 신천지예수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43명(18일 1명, 19일 14명, 20일 28명)으로 이곳은 최근 환자 폭증의 진원지로 꼽힌다. 이날 확진된 전남 광주 환자(31세 남성)도 최근 이 교회 예배에 참석해 접촉자로 분류됐던 것으로 알려져 대구·경북을 넘어 광주까지 확산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광주·전남에서는 기존 확진자 3명(16·18·22번)이 최근 완치·퇴원해 ‘청정구역 회복’을 선언하기도 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정부는 우선 대구·경북 지역 환자 분석을 위해 신천지예수교회와 대남병원 간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31번 환자의 증상 발현(7일) 이후 예배를 함께 본 교인 1,001명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고 증상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1,001명에 대한 전화조사에서 90명(9%)은 ‘증상이 있다’고 답했다. 8,000여명에 달하는 교회 전체 신도의 명단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중앙방역대책본부 측의 설명이다. 정 본부장은 “조사 과정에서 유증상자가 발견되면 선별진료소나 방문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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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풀어야 할 숙제도 몇 가지 남아 있다. 첫째는 이날 사망자의 정확한 사망원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측은 “진단검사는 환자의 사망일(19일) 다음날 이뤄졌고 사망 이후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라면서 “정확한 사망 원인은 추후 정리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1번 환자가 슈퍼전파자가 아닌 2차 감염자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 본부장은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된 확진 사례의 발병일로 유행곡선 같은 것을 그려보면 7·8·9일에 일부 환자가 있고 15·16·17일에 굉장히 큰 피크를 보인다”면서 “유사시기에 발병한 몇 명의 환자들이 더 있기 때문에 31번 환자를 초기 환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31번 환자는 18일 발생한 영남권 첫 확진자로 현재까지 1,160명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다녀간 신천지교회와 의료기관 등에서 확진자들이 무더기로 나오면서 슈퍼전파자라는 의혹이 뒤따랐다.

한편 이날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폭증한 대구·경북에 인력을 파견하고 병실 확보에 나섰다. 우선 대구 지역 선별진료소를 기존 14개에서 22개로 확대하고 공보의 24명을 추가 배치했다. 이와 함께 대구시에 즉각대응팀 18명, 중앙사고수습본부 6명을 파견해 대구시와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전염병 추가 확산 차단 및 환자 진료에 필수적인 음압격리병상조차 배정받지 못한 환자가 벌써부터 나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에는 1인실과 다인실을 포함해 54개의 음압병상이 있다. 경북은 34개에 불과하다. 정 본부장은 “아직 병상을 받지 못한 환자가 약 7명”이라면서 “대구의료원을 전담병원으로 지정해 이를 중심으로 병상을 분산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손성락·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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