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연결고리로 ‘무증상 감염’ 논란이 있었던 83번 환자는 평소 진통소염제를 복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1일 “83번 환자 역시 28번 환자처럼 기저질환 때문에 진통소염제를 복용한 이력이 있었다”며 “이 때문에 증상을 자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83번 환자는 6번 환자의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고, 뚜렷한 증상도 없었다. 확진 검사 역시 종로노인종합복지관 이용자와 명륜교회 신도들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동선이 겹치는 부분을 발견한 방역당국의 권고로 진행했다. 다만 확진 이후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폐렴이 진행됐다가 낫고 있는 단계라는 소견이 나왔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83번 환자(76세 한국인 남성)가 6번 환자(56세 한국인 남성)와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명륜교회에서 같은 시간에 예배를 드렸다고 밝혔다. 또 83번 환자는 지금까지 감염경로가 확실치 않았던 29번 환자(82세 한국인 남성)와 같은 종로구 노인종합복지관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본부장은 “29번·56번·83번·136번 환자는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사흘 정도 함께 식사를 했다”며 ““6번 환자가 (명륜교회에서) 83번 환자에게 전파하고 83번 환자가 (종로복지관에서) 29번 환자·56번 환자(75세 한국인 남성)·136번 환자(84세 한국인 남성)에게 옮긴 것으로 보인다”며 “고 설명했다.
이로써 종로구 내 코로나19 유행 경로는 한일관→명륜교회→종로노인종합복지관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30일 확진 판정을 받은 6번 환자는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3번 환자의 접촉자였다. 지난달 22일 한일관 압구정점에서 3번 환자와 밥을 먹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6번 환자의 아내와 아들도 감염됐다.
6번 환자는 지난달 26일 명륜교회를 방문해 예배를 봤다. 83번 환자는 이 과정에서 감염됐다. 83번·29번·56번·136번 환자는 이후 지난달 28일부터 31일 사이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세 차례 식사를 함께했다. 136번 환자는 지난 1일, 29번·56번 환자는 지난 5일부터 증상이 나타났다. 29번 환자와 136번 환자는 가족 간 감염도 낳았다. 30번 환자(68세 한국인 여성)는 29번 환자, 112번 환자(79세 한국인 여성)는 136번 환자의 배우자다.
환자들의 상태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곽진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환자관리 2팀장은 “종로 지역 환자들은 비교적 고령이고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도 있지만, 위중한 정도는 아니다”라며 “산소마스크를 통한 산소치료가 이뤄지는 한 분을 제외하면 안정적이다”고 밝혔다.
/오송=우영탁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