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 조아연(20·볼빅)이 새 시즌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아연은 23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본빌 골프리조트(파72·6,249야드)에서 막 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호주 레이디스클래식(총상금 24만유로)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최종일 2타를 줄인 그는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 22언더파로 우승한 스테파니 키리아쿠(호주)에 이어 단독 2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국내 투어에서 2승을 거둬 신인상을 받은 조아연은 상금왕과 대상 등 6관왕을 휩쓴 최혜진(21·롯데)과 함께 2020시즌 KLPGA 투어 흥행을 이끌 쌍두마차로 평가받는다. 뉴질랜드에서 겨울훈련 중인 조아연은 3주 연속 호주 대회에 나서 3개 대회 모두 최종일 챔피언 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9일 끝난 빅 오픈에서 3언더파 공동 16위, 16일 끝난 호주 여자오픈에서 8언더파 공동 6위를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였던 빅 오픈과 호주 여자오픈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이번 주 유명 선수가 많지 않은 LET 대회에서 우승에 미치진 못했으나 여전히 날카로운 샷을 과시했다.
조아연이 대회 출전을 이어가며 일찌감치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것은 미국 진출 도전과 무관치 않다. 뉴질랜드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고 오는 29일께 귀국할 예정인 그는 짧은 휴식을 취한 뒤 미국으로 향한다. 3월19일부터 LPGA 투어 볼빅 파운더스컵에 초청 출전하는 조아연은 이어 열리는 KIA 클래식 월요예선에도 신청을 해놓았다. 국내를 주 무대로 하면서 출전 기회가 닿는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하거나 상금을 쌓아 내년 투어카드를 확보하겠다는 복안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조아연은 이번 호주 3연전에서 보완할 점도 찾았다. 뒷심과 집중력이다. 빅 오픈에서는 단독 선두로 출발한 마지막 날 81타로 부진했고 호주 여자오픈 때는 3타 차 2위로 맞은 최종라운드를 77타로 마무리했다. 이번 호주 레이디스클래식에서도 1·2라운드에서만 13언더파를 몰아쳐 선두에 나섰다가 남은 이틀간 1타를 줄이는데 그쳐 추월을 허용했다.
한편 3타 차 선두로 출발한 만 19세 아마추어 키리아쿠는 10번홀까지 7개의 버디를 쓸어담아 단숨에 10타 차로 달아난 끝에 정상에 올랐다. 무려 8타 차 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한 그는 LET 42년 역사상 10번째 아마추어 챔피언으로 기록됐다. 아마추어의 우승으로 3만6,000유로(약 4,700만원)의 우승상금은 조아연의 차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