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귀금속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증권가에선 코로나19 이후에도 글로벌 저금리 기조로 인해 귀금속 상승 랠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 산하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의 트로이 온스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73% 오른 1,644.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 2월6일 1,677.7달러에 거래를 마친 이후 약 7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글로벌 기업의 실적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난 데 따른 것”이라며 “저금리 환경에 따른 낮은 명목금리 등으로 인해 금값의 하방 경직성은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귀금속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21일 COMEX에서 은 선물은 전장보다 1.15% 오른 18.53달러에 거래를 종료하며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날 NYMEX에서 팔라듐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0.03% 하락한 2,614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지난 19일(2,659.55달러) 대비 1.71% 내려갔지만 지난해 말에 비해선 36.71%나 올랐다.
국내 귀금속 관련 상장지수상품(ETP) 가격 역시 오름세를 보였다. 대부분 NYMEX에 있는 귀금속 선물 가격을 추종하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신한 금 선물 ETN’은 1만2,290원에 거래를 종료하며 올해에만 7.2%의 상승률을 보였다. ‘신한 은 선물 ETN’도 전장보다 0.9% 상승한 1만68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KBSTAR 팔라듐선물’도 1.2% 오른 1만6,010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코로나19 이후에도 귀금속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중국에서 지난 20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 내린 바와 같이 세계적으로 통화완화 정책 기조가 이어질 걸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향후 금 가격은 코로나19가 진정된다 해도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질 수 있으나 코로나 사태 피해 복구를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 및 재정확대 정책이 실물자산인 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팔라듐의 경우 자동차용 배기가스 정화 촉매제로서 초과수요가 이어질지가 관건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