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가 커지면서 이달 소비자심리가 전월대비 7.3포인트 하락한 96.9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15년 6월 메르스 발생 때의 심리 하락폭과 같다. 하지만 이 마저도 국내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기 이전에 조사된 지표여서 이후 상황이 반영될 3월 소비심리지수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한 달 전보다 7.3포인트 급락했다. 낙폭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유행한 2015년 6월과 같았다.
항목별로 보면 가계주체들의 재정상황 인식이 바닥이었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수준을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CSI는 91로 전월대비 2포인트 하락했으며 6개월 후의 생활형편전망CSI 역시 93으로 4포인트나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CSI(97)와 소비지출전망CSI(106)도 모두 전월대비 4포인트씩 하락했다.
특히 6개월 전보다 현재 경기가 나빠졌다는 응답이 많아 현재경기판단CSI는 전월대비 12포인트 하락한 66으로 나타났다. 향후경기전망CSI(76)도 전월대비 11포인트 낮아졌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대비 0.1%p 하락했으며 소비지출 중 여행비 지출전망이 83으로 9포인트 낮아졌다.
이 조사는 확진자가 급증하기 전인 2월 10~17일에 이뤄져 다음달까지 코로나19 확산 추세에 변화가 없으면 3월 소비심리지수는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은 이달 20일부터다.
이번 달 소비심리지수 낙폭은 2008년 조사 시작 이래 세 번째로 크다. 1위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0월(-12.7포인트), 2위는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2011년 3월(-11.1포인트), 3위는 2015년 6월 메르스 때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올해 2월이다.
2015년 메르스 때는 6월 소비심리지수가 7.3포인트 내린 뒤 7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상승세가 11월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