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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증상-일반 환자 진료구역 분리 '안심병원' 91곳 지정

서울대·명지·세종·부산대동병원 등

출입문서 진료구역까지 완전 분리

일반 환자·의료진 감염 우려 덜고

확진자 발생시 전면폐쇄 위험 낮춰

정부가 발열, 기침·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 환자들과 다른 환자들의 외래진료구역 등을 완전히 분리시켜 감염·폐쇄 위험을 대폭 줄여주는 ‘국민안심병원’ 91곳을 지정했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4~25일 신청한 서울대병원 등 91곳이 안심병원으로 지정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30곳으로 가장 많고 서울 16곳, 부산 12곳이 그 뒤를 이었다. 병원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 4곳, 종합병원 68곳, 병원 19곳이다.


이날 현재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84곳(92%)이며 나머지도 호흡기 환자 전용진료구역 준비를 거쳐 순차적으로 운영을 시작한다. 중대본은 “신청 의료기관이 계속 늘고 있다”며 “준비된 병원을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해 조속히 운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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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병원은 감기인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인지 구분이 어려운 호흡기 증상 환자를 다른 환자들과 뒤섞이지 않게 완전분리된 출입문·접수창구와 외래진료구역(안심외래진료소 또는 안심외래진료센터)을 설치한 병원을 말한다. 선별진료소, 다른 입원병동과 분리된 호흡기 환자 전용 입원병동(입원실)까지 운영할 수도 있다. 여기에 입원하려면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바이러스 미검출) 판정을 받아야 한다.

안심외래진료구역은 기존 외래진료 공간이 있는 건물에 독립적 출입구를 가진 진료공간이 있는지에 따라 기존 또는 별도건물, 야외 천막·컨테이너 등에 설치된다.

호흡기내과 외래진료 등을 모두 안심외래진료 구역에서 진료해야 하는 건 아니다. 호흡기 질환자 중에는 코로나19 증상과 무관한 천식·알레르기·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폐암 환자 등도 있다. 이런 환자들에게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없으면 종전의 외래진료 구역에서 진료해도 된다.


또 호흡기 증상이 있어도 △의사가 코로나19 의심자 또는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원인미상 폐렴 환자 △중국·홍콩·마카오 방문 후, 증상 발생 확진자와 접촉 후, 코로나19 발생국·지역 방문 후 14일 안에 발열·호흡기 증상이 있는 5개 유형 중 하나에 해당하는 환자는 보건소나 대형병원 선별진료소로 보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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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든 안심병원은 당뇨병·고혈압·암·심장질환 등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병원 안에서 ‘감기·코로나19 증상자’와 마주치지 않아도 돼 감염 위험이 낮아진다. 그만큼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병원 입장에서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외래진료실 또는 병원이 통째로 폐쇄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과도한 염려증으로 선별진료소를 찾아 “비용을 부담할테니 검사해달라”고 떼를 쓰는 사람들을 안심외래진료소로 끌어들여 과부하가 걸린 선별진료소의 검체 채취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

호흡기 질환자들이 26일 강원대병원 ‘안심 외래진료소’에서 진료 접수를 하고 있다. 안심 외래진료소는 발열, 기침·인후통 등 호흡기 질환자를 일반 환자와 별도의 외래진료구역에서 진료한다. 일반 환자들은 코로나19 감염 걱정을 덜 수 있다.  /사진제공=강원대병원호흡기 질환자들이 26일 강원대병원 ‘안심 외래진료소’에서 진료 접수를 하고 있다. 안심 외래진료소는 발열, 기침·인후통 등 호흡기 질환자를 일반 환자와 별도의 외래진료구역에서 진료한다. 일반 환자들은 코로나19 감염 걱정을 덜 수 있다. /사진제공=강원대병원


보건당국은 일반 호흡기 환자 진료 때 의료진이 KF94 이상 마스크, 고글 또는 안면보호구(face shield), 1회용 앞치마, 라텍스 장갑 등 적절한 개인보호구를 착용한 경우 추후 확진자를 진료한 것으로 확인되더라도 해당 의료진을 격리하지 않기로 했다.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을 운영 중인 명지병원(경기 고양시)은 지난 11일부터 선별진료소와 별도의 안심외래진료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별도 출입구와 음압환기시설을 갖춘 성인진료실과 소아진료실로 나뉜다. 진료 결과 코로나19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선별진료소와 별개의 음압 장소에서 검체를 채취해 검사한다. 폐렴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폐렴안심병실’도 운영하고 있다. 폐렴 환자는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기 전까지 음압시설이 돼 있는 폐렴안심병실의 격리병실에 머문다. 최근 하루 58명 안팎이 안심외래진료를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코로나19로 의심할 수 있는 호흡기 증상과 폐렴 환자 위주로 27일부터 안심외래진료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병원 관계자는 “주된 진료 대상은 최근 14일 안에 새로 생긴 호흡기 증상 환자”라며 “진료공간은 본관 앞 대한외래(외래진료센터) 대신 100여m 떨어진 건강검진센터 건물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환자의 초기 폐렴 진단에 도움이 되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건강검진센터는 당분간 운영을 중단한다.

코로나19 증상과 무관한 만성 호흡기질환자 등 외래진료는 기존 대한외래에서 계속 한다. 초진 환자는 전담 간호사가 예약자에게 전화해 증상을 확인한 뒤 대한외래·안심외래진료소 중 어디에서 진료할지 1차로 구분한다.

박경환 부산 대동병원장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걱정으로 병원 방문을 꺼려 만성·중증 환자들이 제때 진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안심병원 시스템을 통해 보다 안전하게 진료받을 수 있게 됐다”며 “호흡기 환자 등의 혼란과 불편이 예상되지만 모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는 점을 이해해주시고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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