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려 은퇴한 전직 프로축구 선수 도화성이 에이전트 업체를 운영하며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단독 김은영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도화성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도화성은 2018년 경기도 광명시 한 커피숍에서 축구선수의 부모 B씨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B씨의 자녀를 크로아티아 2부 리그 선수로 입단시켜주겠다고 했으나 돈만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 도화성은 “B씨와 총 3천만원에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했고 2천만원만 받은 상태였다”며 “나머지 1천만원을 받기 위해 다소 상황을 과장한 사실은 있지만, 돈을 가로챌 의도는 아니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도화성이 크로아티아로 출국하지 않았고, B씨 자녀의 프로팀 입단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1천만원을 요구한 것은 거래상의 신의성실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이 범행의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피해가 복구되지 않았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도화성은 중학생 시절 15세 이하 청소년 대표 상비군에도 뽑힐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은 선수로 2003년 프로축구 K-리그 부산 아이콘스(현 부산 아이파크)에에 입단했다.
2005년에는 65m짜리 역대 최장거리슛으로 눈도장을 찍었고, 2009년 시즌을 앞두고 고향 팀인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뒤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2011년 승부 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축구 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당시 축구계에 커다란 상처를 남긴 승부조작에는 그를 비롯해 선수 40명과 선수 출신 브로커 7명이 연루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들 중 자진 신고한 선수 25명의 조작 정도, 횟수, 금품 수수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B·C 3등급으로 분류했는데 도화성은 A등급이었다.
그는 K리그 선수 자격 영구 박탈 중징계와 보호관찰 5년, 사회봉사 500시간을 부과받으며 선수생활을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