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털(옛 스탠다드차타드PE)이 분사 이후 국내에서 첫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한다. 조성 금액은 기존 펀드의 2배에 이르는 5,000억원으로 목표로 잡았다.
27일 투자 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펄마캐피털은 이달부터 5,000억 규모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들어갔다. 어펄마캐피탈은 지난 8월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내 사모투자(PE)부문 대표들이 경영자인수(MBO) 방식으로 설립한 독립계 운용사다. 글로벌 기관 투자자 및 국부펀드들로부터 출자를 받아 현재 35억 달러(약 4조 2,6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국내 오피스는 김태엽 어펄마캐피탈 한국 대표가 이끌고 있다.
신규 조성되는 다섯 번째 블라인드 펀드는 어펄마캐피털이 독립 후 처음 조성하는 펀드다. 2,000억원대에서 결성된 직전 블라인드펀드와 비교해 두 배에 가까운 결성 금액을 목표로 잡아 눈길을 끈다. 3호 펀드는 2,900억원 규모, 4호펀드는 2,560억원에서 결성된 바 있다. 어펄마캐피탈은 1호, 2호 펀드로 두산인프라코어의 지게차 사업부 투자와 스무디킹 투자를 진행했다. 3호 펀드는 AJ네트웍스와 삼양패키징, 매드포갈릭, 성경식품 등에 투자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어펄마캐피털은 국내 기관투자자(LP)를 중심으로 5호 펀드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선 한국지역 펀드에 출자하면서 해외 블라인드 PEF에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해외 지사와 연계해 공동 투자도 가능하다. 실제 SC PE 시절 인도법인 펀드와 현지 여행플랫폼 기업 TBO그룹 지분 투자를 한 이력이 있다. 중국법인이 발굴한 현지 영어유치원 브랜드 이튼키즈와 중동팀이 발굴한 화장지 제조사 파인하이지닉홀딩스 투자도 협업이 돋보였다.
어펄마캐피털은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유비케어(032620)와 케어랩스 인수전에 참여했다. 환경폐기물 업체 환경시설관리주식회사(EMC홀딩스) 매각도 연내 추진하기로 했다. EMC는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수처리사업을 인수해 신설한 종합 환경 업체다. 어펄마캐피탈은 인수 후 추가로 6개 환경 관련 업체를 인수해 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였다.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가 글로벌 투자 트렌드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EMC홀딩스에 관심을 갖는 해외 투자자들이 이미 어펄마캐피털에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