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공무원도 잇단 확진 청사관리 비상...방역당국 "팬데믹 각오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비상]

세종청사 이어 대구청사서도 확진자 '일시폐쇄'

대구 첫환자 나온지 9일만에 1,500명 넘어서

완치판정 받아 퇴원 후 재확진…전국 첫 사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28일 비상근무를 위해 출근한 직원들이 방호복과 마스크 등을 착용한 뒤 건물 내 비상 근무 지정 장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28일 비상근무를 위해 출근한 직원들이 방호복과 마스크 등을 착용한 뒤 건물 내 비상 근무 지정 장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으로서는 마음속으로 팬데믹을 각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의 국내 확산 추세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방역당국 관계자가 감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을 일컫는 팬데믹을 언급했다.

28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미국도 (역학적 감염)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이는 나라별로 전국적인 유행으로 가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는 이야기”라며 “방역을 책임지는 기관은 마음속으로는 이것이 팬데믹이 될 수 있고 만약 그렇게 되면 어떻게 할지 등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각국의 상황이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토로한 셈이다. 방역당국 관계자가 ‘팬데믹’이라는 용어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전국의 확산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대구 지역에서는 첫 확진자(31번 환자)가 나온 지 9일 만에 1,500명이 넘는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공무원과 교원도 이날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울러 의료관계자 4명,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1명도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집단 감염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 수성구의 대구은행 제1본점에서도 확진자가 나타나 건물 전체가 폐쇄조치 됐다. 대구은행에 따르면 이날 1차 방역을 실시했고 주말 동안 2차 방역을 실시하기로 했다. 700명의 제1본점 직원은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재개장일은 다음달 2일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구 지역 누적 확진자 수가 2,000~3,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북 지역에서는 집단 시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기존 칠곡 밀알사랑의집, 예천 극락마을 외에도 경산의 서린요양원에서 종사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린요양원의 종사자와 입소자는 총 122명이다. 대남병원에서 격리조치 중이던 직원 3명도 이날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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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행정부 국가공무원 인사·복무를 관장하는 인사혁신처 직원 1명이 양성으로 확인됐고 정부대구지방합동청사에서 근무하는 법무부 직원이 확진돼 청사 일부가 일시 폐쇄됐다. 인사혁신처는 주요 정부 부처가 모여 있는 세종시에 있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인사처가 입주한 건물은 정부세종청사가 아닌 인근의 민간건물이다. 근처에 있는 세종청사 근무 공무원들도 병원이나 식당을 이용하기 위해 자주 드나드는 곳이다. 현재 정부세종청사에는 1만5,000명가량의 중앙부처 공무원이 모여 근무하고 있다. 세종 1청사 입주 기관만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기획재정부 등 20여개에 이른다. 정부 청사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폐쇄 등의 조치가 내려질 경우 행정력 공백에 국가 기능 마비도 우려된다. 한창섭 정부청사관리본부장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11개 정부청사 건물에 대한 방역 조치와 출입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강남·여의도 등 도심에서도 코로나19 환자 발생이 잇따랐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한국수출입은행에서도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건물이 폐쇄됐다.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뉴코아아울렛 강남점은 26일 오후7시쯤 확진환자가 이곳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이날 하루 건물을 폐쇄하고 휴점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이날 전관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협력사원이 최종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확인하고 들어간 조치다. 종로구 당주동 소재 세종빌딩은 이 건물에 입주한 건강검진전문기관인 재단법인 한국의학연구소(KMI)의 28세 여성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전날 폐쇄됐다. 이날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했던 73세 여성은 퇴원 6일 만에 증상이 다시 발현, 재확진 판정을 받아 성남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전국 첫 사례다.

한편 대구에서는 사망자 3명이 발생해 사망자가 16명으로 늘었다. 70세 여성은 코로나19 검사 후 자가격리 중 호흡곤란을 호소해 이날 오전 대구가톨릭대병원 응급실로 긴급 이송됐으나 오전6시30분쯤 숨졌다. 확진 판정은 숨진 뒤인 이날 오전에 나왔다. 중증 지병으로 평소 병원 치료를 받은 63세 여성 역시는 지난 27일 오후6시께 영남대병원으로 이송돼 1시간 뒤 숨졌다. 병원 측이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 이날 오후2시쯤 양성 판정이 나왔다. 23일 확진 판정을 받고 대구의료원에 입원 중이던 94세 여성 역시 이날 오후4시30분께 사망했다.

현재 코로나19 확진환자 중 인공호흡기를 이용한 기계호흡을 진행하는 등 위중한 환자는 10명이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주 심각한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는 사례는 10명 정도로 인공호흡기·기관삽관 등 스스로 호흡이 어려운 상태”라며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산소마스크를 쓰거나 산소농도가 낮은 경우가 6명”이라고 말했다.
/오송=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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