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8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총상금 700만달러) 컷을 통과한 69명의 선수들이 3라운드 하루 동안 기록한 보기 이하(더블보기 등)의 숫자다. 한 명이 평균 4개 가까이 쏟아내며 타수를 잃은 셈이다. 임성재(22·CJ대한통운)의 고군분투가 두드러져 보이는 이유다.
1일(한국시간) 까다롭기로 이름난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7,125야드)에서 계속된 대회 3라운드. 상위권 선수들도 줄줄이 뒷걸음을 한 가운데 지난해 신인왕 임성재는 이븐파 70타를 지켜내 공동 5위(합계 2언더파 208타)에 올랐다. 공동 63위-공동 9위-공동 5위로 상승곡선을 그린 그는 최종라운드에서 첫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맞았다. 단독 선두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5언더파)와는 3타 차다.
사흘 평균 74.07%로 그린 적중률 전체 1위를 찍은 아이언 샷이 난코스 공략의 무기였다. 13번홀까지 2타를 줄인 임성재는 잠시 선두에 나서기도 했지만 ‘마의 코너’인 베어트랩(15~17번홀)에서 주춤했다. 15번홀(파3)에서 3차례 퍼트로 보기를 적어낸 그는 16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 러프로 보낸 탓에 다시 1타를 잃었다.
플리트우드는 3타를 줄여 공동 9위에서 선두로 점프했다. 유럽 투어 통산 5승을 거뒀지만 PGA 투어에서는 준우승만 4차례 기록한 플리트우드는 “마우스피스를 입에 물고 나서는 게 좋을 뻔했다”며 난코스에 혀를 내둘렀다. 브랜던 스틸(미국)이 1타 차 단독 2위(4언더파), 루크 도널드와 리 웨스트우드(이상 잉글랜드)가 나란히 3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다. 안병훈(29·CJ대한통운)은 이븐파 공동 14위에 자리했다. 세계 3위 브룩스 켑카, 2017년 이 대회 우승자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는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한편 PGA 투어 통산 2승을 거둔 배상문(34)은 PGA 2부 투어(콘페리 투어) 멕시코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2타 차 단독 2위(12언더파)에 올랐다. 이번 시즌 1, 2부 투어를 병행하는 배상문은 전날 2라운드에서는 10언더파 62타로 대회 최소타 기록을 세우며 선두에 나섰다가 이날 1타를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