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코로나19 피해가 큰 대구에 대해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4단계)인 ‘여행 금지’를 발령한 데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과도한 조치 자제를 강력히 요구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비건 부장관과 통화에서 “한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으나, 이는 주로 일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며 “우리 정부는 높은 수준의 검진 역량을 바탕으로 적극적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신속·투명하게 국민들에게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방위적인 방역조치를 시행하는 등 최대한의 대응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강 장관은 “양국간 교류를 불필요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과도한 조치는 자제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이에 비건 부장관은 “한국의 투명하고 개방적인 대응을 높이 평가한다”며 “코로나19 관련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한미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현재 미 국무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고 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달 29일(현지시간) 대구에 한해 국무부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인 ‘여행금지’로 격상하고, 한국 자체에 대한 여행 경보는 3단계 ‘여행 재고’를 유지했다. 이는 한국으로 향하는 미국인에 대한 경고 조치다. 하지만 미국행 여행객에 대한 의료 검사 강화도 주문했다. 출국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미국 입국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은 대구와 함께 이탈리아의 일부 지역도 여행경보를 ‘여행금지’로 올렸다. 최근 2주 이내에 이란을 방문한 사람에 대해서는 미국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