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한국과 대만·일본의 생산 타격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고량이 사상 최저치 가까이 줄어들었지만 5세대(5G) 스마트폰 보급 확대 등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며 가격이 ‘반짝 상승’에 그치지 않고 올 4·4분기까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기(009150)의 올해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조5,488억원, 8,382억원이었다. 특히 영업이익의 상승률이 1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매출 상승률(6.32%)의 두 배가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에는 지난해 미중 무역 분쟁으로 업황 둔화를 겪은 ‘기저 효과’도 있지만 글로벌 업체들이 수급 부족을 이유로 상반기 내 최대 30% 가까이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MLCC 시장은 무라타제작소·다이요유덴·TDK(일본), 삼성전기(한국), 야게오(대만) 등 5개 업체가 90% 이상 점유율을 갖고 있어 이들의 가격 정책에 따라 시장 가격이 정해진다. 피에르 첸 야게오 회장은 지난달 말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MLCC 재고가 10년 만에 최저치인 30일 미만”이라며 “비용 증가 등을 반영해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향후 사태 장기화시 세트 업체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며 가격 인상 속도를 높일 가능성도 높다. 반도체도 사태 악화를 우려한 세트 및 서버업체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2월 PC용(DDR4 8Gb)과 서버용 D램 모두 고정거래가격이 전달 대비 상승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중화권 업체의 경우 재고량이 발주에 걸리는 기간인 6~7주에 턱없이 못 미치는 1개월 분량으로 쪼그라든 상황”이라며 “무라타나 삼성전기의 경우 야게오보다 시장 변동성에 덜 민감한 편이고 스마트폰 등 세트업체의 업황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