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추락하는 가운데 감산에 반대하던 러시아가 입장을 바꾸면서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조만간 추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OPEC+에는 OPEC 회원 14개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 10개국이 가입해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OPEC+ 체제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장기 안정을 보장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OPEC+의 감산 방침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유가 하락 추세가 얼마나 길게 지속할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현재 유가는 감내할 만하다”면서도 “다른 산유국들과 협력하지 않을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은 그동안 추가 감산에 반대하던 입장에서 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유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감산을 고수한 반면 러시아는 부정적 견해를 보여왔다. 지난해 12월 OPEC+는 하루 감산 규모를 올해 3월까지 기존 120만배럴에서 170만배럴로 50만배럴 늘리기로 합의한 상태다.
추가 감산 여부는 오는 5~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CNBC는 “브렌트유가 지난 2017년 7월 이후 최저치인 배럴당 48.4달러까지 떨어졌다가 50달러를 넘어섰다”면서 “OPEC+의 추가 감산 기대 등에 힘입어 유가가 반등했다”고 전했다.
감산 조치는 아람코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1일 사우디 증시가 전 거래일 대비 3.71% 하락하는 등 중동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도 2.1% 떨어진 32.65리알(약 1만446원)로 마감해 지난해 12월11일 상장 이후 최저가까지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