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QE)와 포워드가이던스 같은 새로운 통화정책의 효과가 예상보다 적다는 분석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생각은 어떨까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최근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주최로 뉴욕에서 열린 ‘2020 미국 통화정책 포럼’에서 나름의 답을 제시했습니다. ★참조 [김영필의 30초 월스트리트] QE 등 생각보다 효과적어…침체땐 공격적으로 나서야-1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구체적으로 △정책시차 △커뮤니케이션 과정의 시행착오 △충격의 성격 식별의 어려움 등인데요. 정책시차는 새 통화정책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촉발이나 시장기능 왜곡이 이뤄질까 하는 우려에 실제 정책을 집행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앞서 신통화정책은 공격적이며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과 같은 맥락입니다.
두 번째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포워드가이던스나 QE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중앙은행이 대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연준의 정책 의도를 시장이 잘못 읽거나 반대로 반응하면 중앙은행도 당황할 수밖에 없겠죠. 이를 바로 잡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뜻입니다. 물론 경험이 많이 쌓이면 실수는 줄어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정책 담당자들이 금융시장의 문제가 일시적 충격인지 아니면 뉴노멀 같은 구조적 문제인지를 구별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역시 정책을 제때 집행하는 것을 막는 요소이지요.
통화 정책의 어려움은 한국은행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기축통화국이 아니면서 대외변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우리나라는 상황이 더 어렵지요. 운신의 폭이 제한돼 있는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새 통화정책의 효과와 한계를 더 명확히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