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KT&G가 지난 2011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와 관련해 고의로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했다고 결론 내고 최근 조치사전통지서를 보내 검찰 통보, 임원 해임 등을 포함한 중징계를 예고했다. 금감원은 앞서 정치권 일각의 의혹 제기에 따라 2017년 말 KT&G 감리에 돌입했다. 2년4개월간 이어진 감리 끝에 금감원은 KT&G가 중대한 회계처리 기준 위반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KT&G가 트리삭티에 실질적 지배력이 없는데도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것이 회계처리 기준 위반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KT&G가 인수 당시 렌졸룩을 통해 트리삭티 지분 50% 이상을 갖고 있었지만, 기존 주주와의 숨겨진 계약에 따라 실질적 지배력이 없었던 만큼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서는 안 됐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은 아울러 KT&G가 중동 거래 업체인 알로코자이와의 계약과 관련해 충당부채를 덜 쌓았다는 점도 회계처리 위반 사유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T&G 감리 조치안은 이르면 이달 중 금융위원회 산하 회계전문기구인 감리위원회에 상정돼 심의절차에 들어간다. 제재수위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증선위에서 검찰 통보 등 중징계가 결정될 경우 위반금액에 따라 상장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KT&G 측은 “금감원의 감리절차 진행 중에 성실히 소명해왔다”며 “향후 이어질 절차에서 필요한 부분은 충실히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록·박형윤기자 saro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