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코로나에도 한달새 7조 발행…ELS ‘살아있네’

변동성 커지자 안정적 상품 관심 쑥

작년 주식·채권형펀드 수익률 앞질러

삼성증권 ELS 평균 수익 6.4% 눈길

온라인 전용상품 늘며 접근성 개선

코로나로 주가 떨어져 수익상환 늘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와 사모펀드 손실 사태 등 투자상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평균 4.9%에 달하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거둔 ELS에 대한 투자자들이 관심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ELS 발행 규모는 6조9,562억원으로 전달보다 2,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오히려 발행액이 늘었다. ELS 발행액은 DLF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8월 4조5,888억원으로 급감한 후 이후 석 달간 4조~5조원대 발행에 머물렀다. 지난해 12월 발행액이 7조3,000억원 규모까지 증가한 후 올 들어서도 7조원에 가까운 발행 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ELS가 인기를 끄는 것은 원금 손실 가능성은 분명히 있지만 다른 투자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상환된 ELS 1만6,896개의 평균 수익률은 연 4.897%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내 채권형펀드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2.37%)보다 높고 국내 일반 주식형펀드의 수익률(3.73%)을 웃돌았다.



실제로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 3년간 발행한 총 4조원의 ELS 중 원금 이상의 수익을 거두며 상환된 ELS의 평균 수익률이 연 6.4%에 달한 반면 손실 상환된 비율은 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금 손실 가능성은 있지만 손실 확률이 주식이나 원자재 등 고위험 자산보다는 낮게 받아들여진다. 박권식 삼성증권 상품개발팀장은 “시중금리가 1%대에 머물면서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장기간 수익상환 성과까지 양호했던 ELS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1월 이후 약세를 보인 것도 ELS 발행이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증시가 단기 조정을 받아 ELS의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한 만큼 수익을 돌려받을 가능성은 높아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내 증권사가 지수 변동성이 커 ELS의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홍콩H지수(HSCEI)’의 경우 올 들어 1만1419.91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000포인트 정도 하락한 상황이다. 상당수 ELS의 만기 상환 시 녹인(Knock-In)이 기초자산 기준가격의 50~60%인 점을 고려하면 이달 들어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ELS의 경우 앞으로 H지수가 5,240~6,291선 이하까지 하락해야 만기 시 손실을 입게 된다.

아울러 최근 증권사들이 온라인 전용 ELS를 선보이면서 상품에 대한 접근성과 거래비용이 훨씬 개선됐다는 점도 ELS의 부활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이 가장 적극적이며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등 대형 증권사들도 온라인 전용 상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실제로 삼성증권의 경우 ELS의 전체 판매 중 온라인 채널에서의 판매 비중이 60%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라임 사태에 더해 최근 코로나19 이슈로 주식시장의 변동성까지 커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고위험상품에 대한 기피현상이 커졌지만 저금리 지속으로 시중금리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며 “올 초 코로나 사태로 인한 증시 하락으로 ELS의 목표수익률과 수익상환 가능성이 함께 개선되면서 타 상품 대비 ELS의 상대적 강세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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