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정책

자영업 대출 하세월…"은행 재량 확대를"

■코로나 피해지원 개선 목소리

대출문의 하루에만 5,000건 달해

금융지원 받기까지 60여일 소요

"銀, 신보 심사 대신해야" 의견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음식·도소매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이들 업종의 하루 은행권 대출문의만 5,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대출을 받기까지 최대 두 달이나 걸려 은행에 보증심사권을 주는 등 과감한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7일 코로나19 금융지원 대책을 발표한 후 이달 3일까지 18영업일간 금융권에 들어온 상담 건수는 8만8,953건에 달했다. 일평균으로 계산하면 4,942건이다. 구체적으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지역신용보증재단을 통한 문의가 각각 3만7,476건, 2만2,814건으로 많았고 금융감독원에 4,872건, 신용보증기금에 3,450건 등이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점업 상담 건수가 3만28건으로 제일 많았고 소매업이 1만6,590건, 도매업이 7,028건 순이었다. 내용은 신규자금 지원 문의가 7만1,283건으로 전체 상담의 80%를 차지했다. 코로나19로 지방의 음식점·도소매업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들은 자금수혈에 가장 목말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3일까지 이뤄진 금융지원 건수는 총 4만7,147건, 액수는 2조8,003억원이다. 세부적으로 신규자금 지원이 1조412억원, 만기연장이 1조3,159억원, 상환유예가 3,277억원, 이자 납입 유예 및 카드사의 금리·연체료 할인 등 기타 지원 1,155억원 등이었다. 신규 대출 규모만 계산하면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4,891억원에 시중은행의 2,927억원 등 총 7,818억원으로 전체 지원 금액의 2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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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시중은행·카드사 등이 지원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지만 전례가 드문 일이다 보니 현장에서 빠른 대출집행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소상공인 보증부대출이 대표적이다. 일단 대출을 받고자 하는 사람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정책자금확인서’를 떼고 지역신보에서 현장실사 등 심사를 받고 보증서를 받아야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통상 모든 절차가 1~2주면 끝났지만 최근 수요가 급증해 40~60일가량 걸린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관련 지원은 금융감독원의 금융사 검사 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임직원도 면책한다고 한 만큼 소액 대출의 경우 보증심사를 지역신보에서 은행으로 일시적으로 넘기고, 간단한 건은 현장실사를 생략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금융당국 역시 문제점을 인지하고 이런 내용을 포함해 정책금융기관 은퇴자를 채용해 지역 신보 심사업무에 활용하고 임금피크 대상자를 정책금융기관 상담창구로 전진 배치하는 등의 대응방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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