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伊 하루새 1,247명 확진...밀라노·베니스 봉쇄

[코로나19 전세계 확진자 급증]

사망 36명 늘어 200명 넘어

연립정부 정당 대표도 확진

이탈리아 민주당의 니콜라 칭가레티 대표가 코로나19에 걸린 사실을 공개하기 하루 전인 6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전단지를 들어보이고 있다./로마=AP연합뉴스이탈리아 민주당의 니콜라 칭가레티 대표가 코로나19에 걸린 사실을 공개하기 하루 전인 6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전단지를 들어보이고 있다./로마=AP연합뉴스



유럽 국가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에서 누적 확진자가 약 6,000명으로 급증하는 등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약 1,300명에 달하는데다 총 사망자도 200명을 넘어섰다. 연립정부 주요 정당인 민주당의 대표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다급해진 이탈리아 정부는 일부 지역의 출입을 제한하는 봉쇄령을 내리며 대응에 나섰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7일(현지시간) 오후6시 기준 전국 누적 확진자 수가 5,88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대비 1,247명(26.9%)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21일 첫 지역 감염자가 발생한 이래 하루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망자 역시 전날보다 36명 증가한 233명으로 잠정 파악됐다. 같은 날 중국 28명, 이란 21명, 한국에서 6명의 신규 사망자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유독 높은 수치다.


문제는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전염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누적 검사 인원이 총 4만2,062명으로 약 18만명을 검사한 한국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한 반면 확진자 수는 8분의1 수준이기 때문이다. 확진자 중 567명이 중환자실에 있는 것도 부담이다.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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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확산세에 놀란 이탈리아 정부는 다음달 초까지 금융 허브인 밀라노와 베니스를 포함한 롬바르디아주 전역과 에밀리아로마냐·베네토·피에몬테주에 걸친 11개 지역을 추가로 ‘레드존’으로 지정하는 행정명령안을 마련했다. 현재 롬바르디아와 에밀리아로마냐·베네토가 전체 확진자의 84.5%, 사망률의 92%를 차지하고 있다. BBC는 일종의 봉쇄명령인 레드존 조치에 따라 나이트클럽과 체육관·수영장·박물관·스키장이 문을 닫으며 스포츠 경기도 무관중으로 진행된다고 전했다. 식당과 카페는 영업할 수 있지만 고객들은 최소 1m의 거리를 두고 앉아야 한다.

가족을 만나거나 중요한 업무 목적을 제외하고는 이 지역에 드나들지 못하며 해당 지역 주민들도 정부 허가 없이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없다. 이를 어길 경우 3개월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 조치에 영향을 받는 이들은 약 1,600만명에 달한다. 이탈리아 당국은 첫 지역감염자가 발생하자 지난달 22일 롬바르디아 및 베네토 11개 지역을 레드존으로 처음 지정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한 축인 중도좌파 성향 민주당의 니콜라 칭가레티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공개했다. 유럽 주요국 정치지도자가 감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칭가레티 대표는 수도 로마가 있는 중부 라치오주 주지사를 겸하고 있어 부처 장관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수시로 만나기 때문에 내각 내에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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