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를 중심으로 한국 헤어스타일을 가상체험하는 해외 유저들이 늘고 있습니다. 증강현실(AR)이 ‘K뷰티’ 확산에도 일조할 것입니다.”
헤어스타일 서비스 스타트업인 버츄어라이브의 이재열(사진) 대표는 8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AR로 자신과 어울리는 한국 헤어스타일을 찾아보는 ‘한류’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며 “가상체험 콘텐츠를 상품시장으로 연결시키는 데 조속히 대기업들과 협력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개인맞춤형 헤어스타일 애플리케이션 ‘헤어핏’ 해외 버전은 지난해 8월 출시 후 6개월여 만에 다운로드 50만건을 넘었다. 해외 회원 수도 30만명을 웃돌고 현재 동남아 등 지역 구글플레이 뷰티 앱 랭킹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7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앱 헤어핏은 스마트폰으로 얼굴 정면 사진만 찍으면 원하는 헤어스타일을 실제 만든 듯한 가상의 연출 모습을 보여줘 큰 호응을 얻었다. 국내 회원 수는 170만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해외 버전은 베트남·말레이시아·필리핀 등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며 “아직 한국 헤어스타일을 찾고 경험해보는 정도의 초기 버전 기능이지만 인지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명 헤어디자이너들이 실제 헤어숍에서 연예인 등에게 서비스한 스타일 600개 가운데 절반 정도를 해외 사용자가 체험할 수 있다. 이 대표는 “K뷰티 해외소비자를 대상으로 염색재 등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채널로 키울 수 있다”며 “가상체험 기술과 e커머스를 연계한다면 해외시장 확대 기회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버츄어라이브는 과거 머리 모양을 오려 붙인 듯한 기존 가상체험과 차별화된 헤어피팅 엔진기술을 개발해 특허출원했다. 회사는 사용자 비식별정보, 헤어스타일 등 관련 데이터 100만개 정도를 확보했다. 그는 “머리 모양과 사용자 얼굴을 현실감 있게 합성하는 데 분석기술과 데이터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국내 뷰티 분야의 기술 스타트업은 극소수인 만큼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버츄어라이브는 지난해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선정한 ‘스타일테크’ 15개 업체 가운데 뷰티 스타트업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했다.
이 대표는 모바일 멀티미디어 솔루션을 개발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일본에서 미디어 관련 창업도 한 그는 뷰티·헤어 시장성에 눈뜬 후 2016년 버츄어라이브를 세웠다.
이 대표의 올해 목표는 플랫폼이다. 그는 “헤어핏을 이용하는 헤어디자이너 1,500여명과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상반기에 오픈할 계획”이라며 “기존 헤어숍 중심에서 벗어나 디자이너와 함께 성장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