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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일단 살려야 한다

우영탁 바이오IT부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전국적인 코로나19 유행에도 20대인 기자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이 연령대는 걸려도 가볍게 넘어가는 경우가 잦은데다 사망자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다르다. 70대의 치명률은 4.1%, 80대 이상의 치명률은 6.5%에 이른다. 코로나19 사망자의 90%가 60세 이상이다.

약자에게는 더욱 가혹하다. 현재까지 사망자 54명 중 청도 대남병원의 정신과 폐쇄병동에서 감염된 환자가 9명이다. 이들은 길게는 20년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치매 등의 만성질환을 앓던 이들도 많았다. 비교적 괜찮은 상태를 보이다가 갑자기 사망한다. 이 병이 무서운 이유다.


중증 이상으로 분류되는 환자가 매일 늘고 있다. 현재 65명이 호흡곤란으로 인공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아직도 의료진의 체계적인 관리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2,000명에 이르고 즉시 입원이 필요한데도 자택에서 대기 중인 고위험군이 300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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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요양원·경로당·병원 등에서 산발적으로 집단감염이 일어나고 있다. 감염병에 취약한 고위험군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항상 “사망자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고위험군은 코로나19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데다 확인했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며 “이들에 대한 선제적인 방역 조치가 필요하지만 쉽지는 않다”고 토로한다.

지난 5일 박 장관의 지시로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역학조사관 등과 함께 신천지 교인에 대한 행정조치에 나섰다. 정 본부장이 “사망 최소화를 위해 무증상 신천지 신도 대신 유증상 고위험군 위주로 확진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사흘 지난 시점이다. 이 당시에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사망하는 이들이 잇따랐다. 전국 요양병원 등에서 집단감염도 속출했다.

최초 신천지 확진자인 31번 환자가 확진된 지 2주나 지나 무증상 신도가 격리 해제되던 시점에서 인력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신천지 압수수색, 자화자찬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일단 살려야 한다. 더 이상 사망자가 나오지 않도록 쓸데없는 역량 낭비 대신 방역당국에 전권을 부여해야 한다.
tak@sedaily.com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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