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알려진 뒤 곧바로 폐쇄하고 소독도 했지만 손님이 뚝 끊겼습니다. 10년 동안 정성껏 토속음식을 만들어 장사해 왔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울산 남구에 위치한 한 송채토속음식점은 지난달 2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손님으로 다녀간 나흘 후 확진자의 동선이 공개되면서 날벼락을 맞았다. 소독·방역을 위해 하루 정도 문을 닫는 것은 별 문제 없었지만 ‘코로나 식당’이란 낙인이 새겨지면서 손님이 뚝 끊겼다. 음식 서빙을 하던 직원 1명은 자가격리까지 됐다. 식당 주인 최모(62)씨는 “화요일부터 문을 열었는데 일주일 동안 점심때 시청 직원들이 돕는다고 팔아 준 것 말고는 없다”며 “주변에 소문이 나면서 단골손님마저 왕래를 끊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방문객이 급감한 지역 식당들을 돕기 위해 울산시가 나섰다. 울산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식당을 대상으로 철저한 방역 소독 후 시민에게 안심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원하는 곳에 ‘청정 인증 마크’를 부착하기로 했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직원들은 9일 해당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하기에 앞서 첫 청정 인증 마크를 부착했다. 송 시장은 “확진자가 다녀간 곳은 해당 음식점뿐만 아니라 건물 전체, 주변 지역까지 철저한 소독을 거쳐 안전하다”며 “확진자 동선 공개 시 방역 여부도 함께 알려 시민 불안을 해소하고 침체한 지역 상권을 살릴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르면 ‘바이러스는 소독 당일 사멸하지만 소독제 사용에 따른 위해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해 하루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돼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울산 시내 음식점은 모두 18곳이다. 울산시는 구·군 및 산하기관과 함께 부서별 릴레이 방문을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 살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송채토속음식전문점이 제1호로 인증을 받았다. 최 대표는 “요즘 다른 곳도 장사가 안되긴 마찬가지”라며 “빨리 코로나 사태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청정 인증 마크 외에도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공공기관 구내식당 휴무제 확대와 외식 한 번 더 하기, 원 테이블, 원 플라워 캠페인, 울산페이 할인율 10% 확대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 중이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