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경북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들의 열악한 환경…

[대한간호사협회 현장 조사]

방호복 부족하고 잠자리·식사 등 부실

격리실 환자 식사·청소·택배까지 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담병원들의 감염예방 장비가 매우 부족해 간호사들이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식사와 휴식 공간이 열악해 현장 간호사들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근무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호협회가 최근 경상북도 코로나19 전담병원들을 방문해 간호사 지원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한 결과다.


9일 협회에 따르면 A병원은 이동식 음압기가 설치된 병실이 없어 정부에 음압기 설치를 건의해 7일 10대가 설치됐지만 추가 설치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방호복, 체온계, 혈압계, 전동식 호흡장치(PAPR) 등도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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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한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들이 숙소 겸 휴식공간으로 쓰고 있는 병원 장례식장. /사진제공=대한간호사협회경북의 한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들이 숙소 겸 휴식공간으로 쓰고 있는 병원 장례식장. /사진제공=대한간호사협회



방호복이 부족하다 보니 간호사들이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시간이 3~4시간인 경우가 허다했다. 조금이라도 더 입고 확진환자를 돌보기 위해서다. B병원 간호사는 “격리병동 근무 중 가끔 방호복이 찢어져 서둘러 병동 밖으로 나오는데 감염에 대한 공포보다 근무가 끝나지 않았는데 많지 않은 방호복을 또 한 벌 갈아입어야 한다는 미안함이 더 크다”고 털어놨다. 그는 “체온계는 종류를 떠나 무조건 부족하다. 무엇보다 전동식호흡장치(PAPR)가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휴게·휴식 공간도 열악했다. C병원 간호사는 “손으로 속옷·양말 등을 빨아 장례식장 테이블에 말리는 등 불편함이 많지만 동료 간호사들과 함께 있어서 위안이 된다”고 했다. 다른 간호사는 “장례식장은 방바닥이라 낫다. 현재 운영하지 않는 내시경실·산부인과 등을 숙소로 이용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확진자 입원이 장기화하면서 격리병동 간호사들의 잡무도 함께 증가해 어려움을 더했다. D병원 간호사는 “격리병동에 투입된 간호사는 기본적 간호는 물론 환자의 식사, 화장실 청소 등 모든 것을 돌봐야 한다. 입원기간이 길어지면서 최근에는 휴대폰으로 과일·영양제·과자·음식·마스크팩 등을 주문하는 환자의 택배까지 떠맡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이번 경북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고생하는 간호사들을 만나보니 고마움과 안쓰러움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제대로 잠도 못자고 식사도 못한 채 격리병동에서 환자 간호에 매달리는 간호사들에게 정부와 지자체가 제대로 된 감염예방 장비, 식사, 휴식공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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