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NN 방송이 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병 상황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부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오늘부터 CNN이 현재의 코로나19 발병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팬데믹이란 용어를 쓰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그게 두렵게 들린다는 걸 알지만 그게 패닉(공황)을 일으켜선 안 된다”고 밝혔다.
CNN은 세계보건기구(WHO)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모두 아직 코로나19 발병을 팬데믹이라 부르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많은 전염병 학자들과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세계가 이미 팬데믹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환자가 10만 명을 넘기고 3,000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이 질환이 시작된 중국 외 국가들에서 나온 신규 환자 수가 중국 내 신규 환자의 거의 9배에 달했으며,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 코로나19가 퍼진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CNN에 따르면 보편적인 팬데믹의 구체적 요건은 규정돼 있지 않다.
다만 ▲질환이나 사망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 ▲이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사람 간 전염 ▲(이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확산의 증거 등이 팬데믹의 세 가지 일반적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미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지난달 말 “코로나19가 질병과 사망을 유발하고 지속적인 사람 간 전파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우려스럽다”며 “이들 요소는 팬데믹의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버드대학의 전염병 학자 마크 립시치는 “내 생각에는 우리가 거기(팬데믹 상황)에 도달했다”며 “여러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전염병, 이것이 기본적인 쟁점이다. 나는 모든 요건들이 충족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HO는 이날 “팬데믹의 위협이 매우 현실화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