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과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비례대표용 연합 정당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과 관련, 입장이 바뀐 이낙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을 정조준했다.
진 전 교수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의 과거 인터뷰 내용을 공유하면서 “이제 와서 그렇게 해서는 되겠다는 것인가”라며 포문을 열었다.
진 전 교수가 올린 인터뷰를 보면 ‘비례정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 위원장은 “비례만을 위한 위성정당을 만든다는 건 누구든 간에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편법”이라며 “(민주당은) 그러지 않을 것이다. 그런 짓을 해서 되겠나”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이같은 이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진 전 교수는 “그러더니 이제 와서 ‘그렇게 해서는 되겠습니다’(라고 한다)”며 “어차피 (민주당원들은) 논리에 구속되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이것이 의미하는 건 이낙연도 양정철(민주연구원장) 아래에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한편 이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이 비례대표용 연합 정당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에 대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도를 도입했던 취지가 위협을 받는데 원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당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가 논의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과거 비례용 위성정당을 비판해놓고 이제와 말을 바꿨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가 (비례당을) 만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당·정·청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도는 국민의 지지에 근접하게 의석도 배분돼야 한다는 게 철학이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편 진 전 교수는 지난 9일에도 비례위성정당 참여에 대해 ‘비난은 잠시, 책임은 4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이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소신 없이 친문 눈치만 보고 있다”고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진 전 교수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낙연 전 총리 말이 재밌다”면서 “그가 21대 총선승리에 방점을 찍은 듯한 태도를 취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욕먹어도 go’라는 본인의 철학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으로 윤리의식도 문제지만 친문한테 묻어가려고만 하는 걸 보니 애초에 대권주자 할 그릇이 못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이 전 총리가) 총리 하다가 대통령 하러 정치판으로 내려왔으면 자기 ‘메시지’가 있어야 할 것인데 그게 없이 그냥 무색무미무취하다”고 지적한 뒤 “그러니 이 중요한 상황에서 고작 양정철의 꼭두각시 노릇이나 하는 것”이라고도 적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이 전 총리가) 욕먹어도 go 했으면 책임이라도 져야지, 책임은 당원들에게 떠넘긴다”면서 “대권후보는 대의를 내걸고 싸워서 쟁취하는 것으로 저만의 메시지를 던져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고, 그걸로 지지자를 스스로 확보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진 전 교수는 덧붙여 “(지금의 이 전 총리처럼) 그냥 남의 팬덤에 얹혀 갈 생각이나 (하면 리더 자격이 없다)”라면서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