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2개를 가지고 있는 회장님이 6,000억원을 펀딩해서 라임자산운용 투자자산들을 유동화할 것이다. 14조원을 움직이는 청와대 행정관 김모씨가 회장님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들어올 것이다. 회장님은 최근 S자산운용을 인수했고 내일 발표되는 재향군인회 상조회 공개입찰에서도 회장님의 컨소시엄이 선정될 것이다.’
라임 펀드에 1조원가량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진 전 D증권 반포WM센터장 장모씨가 지난해 12월19일 8억여원을 투자한 한 고객과 나눈 대화 녹취록(법무법인 우리 제공)에 담긴 이야기를 요약한 내용이다. 지난해 말 향군 상조회 공개입찰에서는 3개 회사가 연합한 한 컨소시엄이 선정된 바 있다. 12일 서울경제 취재 결과 S자산운용을 인수한 법인과 향군 상조회 컨소시엄 관련 법인은 인적·물적으로 A사와 긴밀하게 연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세 회사를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사람이 ‘회장님’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우선 두 법인의 등기부상 주소지에는 A사 사무실이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A사의 등기부상 주소지는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건물 1801호다. 그런데 S자산운용 지분을 100% 인수한 스탠다드홀딩스(전 주식회사글로비스)의 주소지는 같은 건물 1804호이며, 향군 상조회 인수에 관여한 ‘재향군인회상조회인수컨소시엄’의 주소지는 1803호다. 서울경제가 이날 이 건물을 찾아가보니 모두 A사의 사무실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 회사의 전현직 임원이 중복되는 것도 확인됐다. A사의 B 대표이사는 지난해 9월까지 스탠다드홀딩스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A사의 전 감사 C씨는 스탠다드홀딩스에서도 감사를 맡았으며 컨소시엄 법인에서는 현재까지 감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또 컨소시엄 법인의 일부 이사는 S자산운용과 향군 상조회에서도 직책을 맡았다. D씨는 컨소시엄 법인과 S자산운용 양쪽에 사내이사로 등록돼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컨소시엄 법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E씨는 향군 상조회에서 지난 1월부터 이달 초까지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다.
이에 A사와 라임의 관계에 관심이 쏠린다. 두 회사의 직접적인 금전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서울경제가 전자공시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두 회사는 코스닥 상장사 스타모빌리티(전 인터불스)와 각각 투자·거래관계로 얽힌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A사는 지난해 5월 스타모빌리티와 공유경제사업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16일에는 스타모빌리티가 A사 지분 84.6%를 225억원에 인수한다고 전격 공시했다. 공시 3일 전인 13일에 이미 계약금으로 200억원을 지불했다고도 밝혔다. 다만 이로부터 10일 뒤인 12월26일 인수를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S자산운용을 인수한 스탠다드홀딩스도 스타모빌리티와 관계가 있다. 스탠다드홀딩스는 지난해 9월 스타모빌리티가 실시한 8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10월 납입자가 루플렉스1호 조합으로 변경됐다.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1월13일 스타모빌리티의 전환사채(CB) 195억원어치를 인수했다. 또 라임자산운용의 ‘임직원펀드’를 운용한 의혹을 받는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은 이보다 앞선 지난해 4월께 스타모빌리티의 CB와 교환사채(EB) 총 4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A사 측은 “스탠다드홀딩스와 재향군인회상조회인수컨소시엄 두 법인 모두 우리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