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원격SW "공공·금융업 규제 여전...코로나 이후가 더 불안"

금융위 '망 분리' 잠시 풀었지만

코로나 끝나면 다시 규제 가능성

재택근무 중기 세제·금융지원해야

일본 보험사 도쿄해상과 미즈호 은행은 네이버 자회사 웍스모바일의 서비스로 직원재택근무 시스템을 갖췄다. 토종기업 알서포트는 일본을 비롯한 해외 4만여 기업·기관에 재택근무를 돕는 원격지원 소프트웨어를 공급 중이다. 그러나 정작 국내 은행, 정부기관 등은 이 같은 토종서비스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규제 때문이다.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원격솔루션을 활용해 재택 근무를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국내 규제 장벽은 여전히 높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이런 탓에 공공기관이나 금융권에서 원격업무 솔루션 도입의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원격SW기업들이 국내 시장 개척에 가장 애로를 겪는 이유는 ‘금융권 및 공공기관 망분리 정책’이다. 망분리란 해킹 방지 등을 위해 통신망을 개인용 인터넷망과 업무용 보안망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망분리를 하면 외부 접속이 차단돼 재택근무를 하기 어렵다. 그나마 최근 금융위원회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망분리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금융사들도 재택근무를 시범도입하도록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나면 다시 ‘규제 대문’이 닫힐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내의 한 대형은행은 근래에 한시적으로 재택근무 시스템을 적용했으나 향후 망분리 규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어 전면 도입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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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문턱은 또 있다. 업체가 정부입찰 참여를 위해 ‘나라장터’에 등록 하려면 일정 조건의 매출 실적이 있어야 한다. 이 실적 요건이 원격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는 비현실적으로 까다롭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공공기관에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려고 나라장터에 등록하려면 3건 이상의 일정금액 매출 실적이 있어야 하는데 해당 실적은 (폐쇄형 네트워크인) 구축형 서버 분야인 경우에만 인정된다”며 “ (개방형 네트워크를 통해) 클라우드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구축형 서버 서비스 실적을 내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정부의 수요창출 의지 부족도 문제로 꼽힌다. 일본 정부는 수년전부터 재난·재해시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기업·기관들의 ‘스마트워크’시스템적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재택근무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중소·중견기업들에게 세제·금융지원을 주어 재난대응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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