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금융위기로까지 이어질 경우 코스피가 1,100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각종 통화정책이 코로나19와 유가 폭락발 신용 경색 리스크를 해소할 수 없는 수준을 가정한 것이다.
이효석·안영진·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1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주가는 -50% 수준까지 급락한다”며 “올해 코스피 최고점이 2,267이었는데 이를 적용하면 약 1,100 수준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유동성이 많이 풀린 상황에서 향후 금융위기를 극복할 뚜렷한 정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각종 정책 패키지에도 불구하고 경제·금융위기로 이어지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SK증권은 “코로나19가 시장에 주는 영향은 공급망에 대한 우려에서 총 수요에 대한 우려로 확산하고 있다”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실패는 유가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해당 기업의 신용 리스크로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코로나19 공포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번지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코스피 바닥을 1,600선으로 전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당초 국지적이고 일시적인 충격으로 제한될 것으로 봤던 코로나19의 매크로 충격파는 이제 과거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 당시에 견줄 수준까지 확대됐다”며 “신흥국(EM) 시스템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당시 시장의 기술·심리적 마지노선은 2020년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형성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치료제 개발과 같은 본질적 해법이 구체화하기 전까진 정책을 통한 심리불안, 금융경색, 실물침체 간 악순환의 연결고리 차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신증권도 이날 코스피 지지권으로 1,710~1,750선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 1,710선은 확정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0.69배 수준”이라며 “2001년 IT버블 이후 2003년 카드사태, 내수침체 당시 기록했던 밸류에이션 저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