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글로벌아이] 中 '일단 막고보자' 전방위 봉쇄, 경제쇼크 부메랑으로 돌아오나

■ '코로나 사투' 100일…남은 변수는

보건당국 "절정 지났다" 자신 불구

해외 역유입 우려 사회통제 여전

1분기 文革 이후 첫 역성장 전망

"올 '바오우'마저 어렵다" 관측도




3월 16일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 100일을 맞는다. 적어도 중국에서는 코로나19가 종식 수순을 밟고 있지만 후폭풍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우한을 비롯해 전국을 사실상 봉쇄하고 국민들의 생활을 전방위적으로 규제하면서 일단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대가도 커 생산과 소비가 올스톱되고 경기침체까지 초래했다. 1·4분기는 문화대혁명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돌발변수가 아직은 많다는 것이다.

방역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에서 경제 쪽으로 관심이 옮겨지고 있지만 한동안 경제활동 마비상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나온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져 글로벌 경제가 급격히 위축된 것은 다시 중국 경제에 새로운 충격이 되고 있다.


◇전면적 ‘중국 봉쇄’로 일단 확산은 막아=코로나19는 처음에 ‘사스와 비슷한 질병’이라거나 ‘기존 약으로 치료되지 않는 폐렴’으로 중국 중부의 후베이성 우한에서 나타났다. 중국 내외 연구진은 대략 지난해 12월8일 첫 의심환자가 나온 것으로 본다. 하지만 후베이성 보건당국은 그달 31일에서야 “27명의 ‘원인불명’ 폐렴 환자가 발생해 치료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연중 최대정치 행사인 양회를 준비하던 중국 정부의 대응은 소극적이었다. 지난 1월20일 우한을 포함해 중국 전역에서 217여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중국 보건당국이 공개했는데 이미 해외 의료기관들은 수만명 감염설 등을 주장하는 터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병 확산을 단호하게 억제하라”는 첫 지시도 1월20일에 나왔다. 1월23일 먼저 우한이, 며칠 후에는 후베이성 전체가 봉쇄됐다. 하지만 25일 춘제(중국 설)를 앞두고 이미 수백만명의 후베이성 주민이 한국 등 전 세계로 퍼진 상황이었다.

중국의 강압정책은 점점 심해졌다. 전국 기업과 기관이 휴업했고 도시 간 인구와 물자 이동도 금지됐다. 다행히 2월12일 하루 최대인 1만5,152명의 확진자 발생을 분기점으로 코로나19 확산세는 주춤해졌다. 신규 확진자는 3월6일 두자릿수로 줄더니 12일에는 8명에 불과했다. 희생은 컸다. 중국 공식 집계만으로도 12일까지 누적 확진자 8만801명, 누적 사망자 3,176명을 기록했다. 중국 집계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외국 의료기관들은 실제 희생자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의 코로나19 대처를 승리로 보고 찬사를 보내려면 지구촌 확산에 중대한 역할을 한 중국 정부의 부인과 은폐도 모두 눈감아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근절이 아니라 억누르고 있을 뿐” 지적도=최근 중국은 코로나19에 대해 사실상 승리했다고 의기양양하다. 자신감이 생겼는지 시 주석은 10일 발원지 우한을 처음 방문해 의료진과 지역 주민들을 만났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도 12일 “전반적으로 중국의 이번 전염병 유행은 이미 절정을 지났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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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같은 선전과 달리 100일이 지난 지금도 중국 내 분위기는 그대로다. 공장이나 기업 업무에는 엄격한 규제가 가해진다. 코로나19가 시작된 나라가 이제는 해외로부터의 역유입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그동안 자발성 없이 정부의 지시만 추종한 국민들의 생활방식이 방역체계를 허물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클 T 오스터홈 미네소타대 감염병연구·정책센터장은 “중국이 실제 코로나19를 근절했는지, 아니면 단순히 억누르고 있는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중국은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최근 창궐하는 것을 보면서 코로나19의 근원이 꼭 중국만은 아닐 수 있다는 ‘적반하장’ 주장도 내놓았다. 대신 이탈리아·이란 등에 대한 의료물자 원조를 늘리고 있다.

◇역성장 등 경제적 대가는 커=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식 사회통제는 대규모의 경제적 대가를 초래했다. 후베이성은 물론 중국 전역도 공장폐쇄와 상업시설 중단으로 피해를 당했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통계를 보면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35.7로 사상 최저치였고 서비스업 PMI는 더 낮아 29.6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로 1~2월 수출은 17.1% 급감한 반면 2월 소비자물가는 5.2%나 급등했다. 2월 자동차 판매는 79.1%, 항공여행객은 84.5%가 각각 줄었다.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는 1·4분기 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6.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은 마오쩌둥이 사망하고 문혁이 끝난 해인 1976년(-1.6%) 이후 한 번도 없었다.

문제는 이런 경기침체가 3월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 무디스는 최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2%에서 4.8%로 낮췄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 말 전망했던 올해 바오류(保六· 6% 성장) 달성은 옛이야기가 됐고 바오우(保五·5%)도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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