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4년 전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신 것 같은데요. 그걸 벌써 잊으신 건지”라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 ‘영구 제명’이라고 공천 탈락자들에게 경고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정조준했다.
이 대표는 16일 “4·15 총선 출마를 준비하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영구 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천 결과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초강수를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고위전략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공천받지 못해 당을 떠난 분들이 무소속 출마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경우 복당하지 못한다는 취지”라면서 “그래야 지금 나간(공천받은) 후보가 선거운동을 원활히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아울러 “호남 지역에서 다른 당 또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후 우리 당으로 입당 또는 복당하겠다며 선거운동을 하는 사례들이 있는데 이 경우에도 우리는 입당 또는 복당을 불허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처럼 이 대표가 극단적 표현까지 동원하면서 강력 경고를 내놓은 것은 지역구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진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전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부위원장이 무소속 출마를 위해 탈당, 민주당이 청년영입인재로 공천한 소방관 오영환 후보를 위협함에 따른 조치로 읽힌다. 뿐만 아니라 4선의 오제세 의원(청주 서원)과 3선의 민병두 의원(서울 동대문을), 차성수 전 금천구청장 등의 무소속 출마선언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최고위원의 비판처럼 이 대표의 경고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 본인이 20대 총선 때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전력 때문에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4년 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김종인 비대위’가 자신을 컷오프하자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세종에 출마해 당선된 후 복당했다. 이 대표는 당시 “이유와 근거가 없다. 공당의 결정은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당을 떠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