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한달 맞은 대구] 위기서 빛나는 시민 의식...희망은 있다

자영업 배달용기 무료 지급

마스크 양보하는 시민 늘어

자원봉사자에 숙소 제공도

각계 응원·격려 물결 큰 힘

지난 16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로비 벽면에 코로나19 의료진을 응원하는 편지가 게시돼 있다./대구=연합뉴스지난 16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로비 벽면에 코로나19 의료진을 응원하는 편지가 게시돼 있다./대구=연합뉴스



대구·경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휩싸인 지 한 달째를 맞았지만 수십명의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지역민들의 긴장감과 불안감이 여전하다. ‘외출자제령’으로 인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시름이 깊지만 지역민들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며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있다. 자신보다 더 힘든 이웃을 도우려 팔을 걷어붙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힘내라 대구·경북’ 등 해시태그 응원이 이어지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의지를 북돋우는 모습이다.

실제로 실의의 빠진 대구지역 상인을 돕기 위해 SNS에서는 ‘자영업 살리기’가 한창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대구맛집일보’는 최근 자영업자들을 위해 포장 용기를 무료 지급하고 있다. 외출자제령으로 음식을 집이나 직장에서 주문하는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이 페이지에는 포장 용기 지원을 희망하는 자영업자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상인은 “코로나19로 3주 정도 휴업했는데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며 “이제 배달도 해보려는데 포장 용기를 받아 용기를 내보고 싶다”고 적었다.


대구를 돕기 위해 달려온 이들을 향한 배려도 곳곳에서 빛난다. 대구역 인근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38개 객실을 코로나19 자원봉사자에게 무료로 내놓았다. 사회적기업 ‘공감씨즈’를 운영하는 허영철 대표는 도심의 게스트하우스 2채를 대구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는 의료진을 위해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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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구매를 위해 1㎞에 가까운 긴 줄이 생겨도 질서있게 차례를 기다리는가 하면 자신보다 사정이 더 급한 사람에게 마스크를 양보하려는 ‘마스크 안 사기’ 운동에 동참하는 시민도 느는 추세다. 서문시장을 비롯해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안 받거나 낮춰주는가 하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국 각지와 해외에서 보내온 구호품과 ‘의료 공백’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온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SNS에서 확산되고 있는 응원·격려 물결이 대구·경북 지역민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대구시민 김모(62)씨는 “국채보상운동, 2.28 민주화운동 등 나라가 어려울 때 어느 곳보다 한마음으로 떨쳐 일어나 위기를 극복한 지역이 바로 대구”라며 “코로나19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손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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