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음식점의 주인이 성금을 기부하고 택시운전사가 퇴직금을 쾌척하는 등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작은 정성과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서산시에 따르면 대산읍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전날 대산읍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30만원을 기탁했다. 박씨는 “지난 1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이 공개된 후 손님이 뚝 끊겼지만 저보다 어려운 이웃이 많으니 그분들을 먼저 신경 써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시의 한 관계자는 “박씨에게 기념사진 촬영을 요청했지만 끝내 거부했다”며 “박씨의 따뜻한 마음이 코로나19 극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서산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음식점을 파악해 대대적으로 방역 소독했다. 시 관계자는 “깨끗하게 소독한 만큼 음식점 이용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이들 음식점이 안전하다는 점을 계속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에서 택시를 모는 김모(64)씨는 중간 정산한 퇴직금 168만여원을 전주시에 기부했다. 이 금액은 그가 지난해 3월부터 한일교통에서 택시운전사로 근무하던 중 올해 1월 전액관리제를 도입한 회사로부터 중간 정산받은 퇴직금 전액이다. 김씨는 “방역과 의료에 힘쓰는 분들과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을 70대 기초생활수급자라고 밝힌 한 익명의 울산 시민도 대구 시민을 돕는 데 써달라며 마스크와 현금을 경찰에 맡겼다. 울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16일 70대 할머니가 나타나 남부서 정문 경비 근무를 서고 있는 의경에게 “서장님에게 전달해달라”며 검은색 비닐봉지 하나를 건넸다. 할머니는 비닐봉지를 다시 돌려주려는 의경에게 손사래를 치며 곧장 그곳을 떠났다. 비닐봉지에는 할머니가 직접 쓴 손편지와 함께 마스크 40개, 현금 100만원이 들어 있었다. 마스크 중 25개는 남구가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지급하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편지에서 자신을 “신정3동 기초생활수급자 70대 노점상인”이라고 소개하며 “대구의 어려운 분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이 성금을 보낸다. 대구 시민분들이 힘을 냈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