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부진탈출' 맥도날드, 그 뒤엔 이 여성 있었다

CNN, 북미 최고공급망책임자 그로스 조명

3년 투자해 공급시스템 대개혁

냉동 패티, 신선한 고기로 대체

매출·판매량 증가세로 반전시켜

매리언 그로스 맥도날드 북미 최고공급망책임자. /맥도날드 홈페이지매리언 그로스 맥도날드 북미 최고공급망책임자. /맥도날드 홈페이지



지난 2015년 글로벌 햄버거 체인 맥도날드는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매출은 전년보다 7%나 줄었고 영업이익도 10% 곤두박질쳤다. 건장을 중시하는 소비패턴 변화는 미국의 상징 맥도날드에 큰 충격이었다. 그로부터 4년 후인 지난해 맥도날드는 극적으로 회생했다. 2013년 이래 줄기만 하던 매출은 6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반전했고 영업이익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줄기만 하던 고객 수는 그해 5.9% 증가했다.

맥도날드가 쓴 반전의 역사는 매리언 그로스(사진) 북미 최고공급망책임자(CSCO)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2015년 회사는 위기 타개책으로 ‘뜨겁고 신선한 음식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냉동 패티를 신선한 고기로 바꾸고 공급망의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그로스 CSCO는 처음에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1만5,000개의 체인점과 식당에 공급하는 140억달러 규모의 식품·장비·포장재를 모두 바꿔야 했고 공급선도 재검토해야 하는 거대한 공사를 일순간에 해치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자칫 패티의 원료인 고기가 오염된다면 대형 사고가 날 수도 있는 대모험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결정을 했고 그는 이를 실행에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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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요리 전담팀을 구성해 뜨겁고 육즙이 많은 햄버거를 만드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맥도날드 제품을 판매하는 전체 식당의 93%가 가맹점임을 감안해 가맹점주들을 이 팀에 합류시키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식품 안전을 위해 요리사에게는 조리 시 반드시 위생장갑을 끼도록 했고 다른 음식과 섞이지 않도록 철저히 분리했다. 신선한 고기를 얻기 위해서는 공급과 유통의 변화도 필요했다. 그로스 CSCO는 공급업체에 고기를 신선하고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새로운 포장 장비와 냉장 방식을 요구했고 유통 과정에서의 변질을 막기 위해 트럭에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센서를 부착하기도 했다.

이렇게 공급선과 유통망을 개선하고 조리방법을 바꾸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3년. 그로스 CSCO의 표현대로 “잠 한숨 못 자고” 시도한 도전은 뜨겁고 육즙이 풍부한 햄버거를 탄생시켰다.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공급·협력업체들과 협력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맥도날드가 성공하면 이들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도전은 대성공을 가져왔다. 2018년 5월 그로스 CSCO의 노력의 결과물을 처음 선보인 후 햄버거 판매는 극적인 변화를 이루기 시작했다. 맥도날드는 2019년 1·4분기 북미 시장에서 4분의1파운드짜리 햄버거를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00만개나 더 팔았다. 그해 6월에는 5년 만에 처음으로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데도 성공했다. 그로스 CSCO는 “모든 변화는 고객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기업들은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그들의 요구와 욕구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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