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이렇게 길러도 되냐”며 분노하기도 하고, “반려견을 실망시키지 말라”며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기도 한다.
강형욱 동물훈련사가 ‘개는 훌륭하다’(이하 ‘개훌륭’)에서 보여주는 개들의 세계는 ‘진짜’가 그 어떤 드라마보다 드라마틱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고지식한 원칙주의자라서 방송용 ‘그림’을 만들기 위한 설득이 불가능하다”던 이태헌PD의 설명처럼 그는 오로지 ‘반려견’를 위해 모든 정신을 집중한다.
그런 강형욱의 ‘진정성’이 시청자에게도 통했다. 지난해 11월 시청률 1.9%로 시작한 ‘개훌륭’은 단 4개월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6마리의 대형 맹견과 함께 사는 ‘머루네’ 두 번째 이야기는 닐슨코리아 수도권 가구 기준 시청률 9.6%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개훌륭’의 인기를 이끄는 강형욱의 마법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를 통해 미처 깨닫지 못했던 반려견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누군가는 알려하지 않았고, 누군가는 알고 싶었으나 알지 못했던 이야기다.
강아지의 심각한 분리불안이 고민이었던 보호자에게는 “반려견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는 것도 보호자의 의무”라며 자신감을 북돋아 달라고 조언했고, 1인 반려견 가구, 아이가 태어난 뒤 강아지와 함께 살기 힘들어진 가구, 외부인에게 극도로 공격적인 반려견을 둔 가구 등을 찾아가 적재적소에 알맞은 조언을 건넸다. ‘개통령’이라는 별칭 답게 대부분 고민은 그의 솔루션으로 해결됐다.
16일 방송된 대형 맹견 ‘머루네’편은 강형욱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한 에피소드였다. 강형욱은 역대급 난폭견 ‘머루’에게 허벅지를 물릴 뻔 한 위험까지 감수하며 경계심을 풀어나갔다. 열악한 견사 환경과 보호자의 미흡한 반려견 지식으로 심각한 공격성을 보였던 맹견 가족 ‘머루네’는 강형욱의 살신성인 훈련에 조금씩 개선돼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오직 주인을 위해 싸우는 견종의 맹목적 충성심과 서로를 볼 수 있는 견사의 환경이 여러 문제를 불러왔다며 “환경만 개선이 된다면 싸움은 멈춰질 것”이며 “보호자만 바라보는 반려견들을 절대 실망시키지 말라”고 당부했다.
강형욱이 전하는 조언은 자칫 평범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보호자가 반려견을 키우는 과정에서 쉽게 간과하고 있는 점을 정확하게 짚어낸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우리는 과연 ‘개’라는 종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었을까. ‘개훌륭’ 강형욱은 매회 시청자들에게 그렇게 질문한다. 그로 인해 우리는 비로소 개와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