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업어음(CP)을 매입해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들을 직접 지원하기로 했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기업과 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어음 시장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CP매입기구(Commercial Paper Funding Facility·CPFF)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매입 대상은 3개월짜리 달러 표시 CP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도 포함된다. CPFF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업체의 CP를 사들이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용됐다.
연준은 원칙상 상환위험이 있는 민간기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 하지만 ‘예외적이고 긴급한 상황’에서 발동되는 특별권한을 근거로 재무부의 사전승인을 거쳐 CPFF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연준은 밝혔다.
이번 CP 매입은 CPFF 산하 특수목적기구(SPV)를 통해 CP를 사들이는 간접매입 방식이다. 연준이 직접 신용손실을 입지 않도록 재무부가 100억 달러를 제공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CP나 회사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한계 상황에 내몰린 기업체를 직접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았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