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증세로 사망한 17세 고교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실험실 오염 등의 잘못이 있다는 발표가 나오자 영남대병원 측이 다소 발끈한 반응을 보였다.
김성호 영남대병원장은 1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병원으로서는 검사 결과가 모호해서 수차례 진단 검사를 한 건데 그렇게 말하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검사 결과로 보아 오염이나 기술 오류가 있다고 보기는 곤란하다”며 “마지막 검사는 평소 하지 않던 소변검사여서 오염이 있었는지 재점검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쉽게 말해 유전자 서열 특정 번호에서 양성이 나오면 양성으로 보는데, 이 학생은 전형적인 곳이 아닌 가능성이 좀 떨어지는 곳에서 양성이 나왔다”며 “그래서 질병관리본부에 보고했고, 질본이 정확하게 판정하자고 해 유보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양상만으로는 코로나19 가능성이 워낙 높았다”며 “소년을 살려내려고 포항 기독병원까지 가서 에크모(인공심폐장치·ECMO)를 빌려왔다”고 안타까워했다.
사망진단서에 사인이 ‘코로나 폐렴에 의한 급성호흡부전’에서 ‘폐렴’으로 바꾼 경위에 대해서는 “진단검사의학팀에서 양성일 것 같다고 하니까 진단서를 써주는 의학팀에서 코로나로 했다가 질병관리본부가 재판정한다고 해 포괄 개념인 폐렴으로 바꾼 것”이라며 “질병관리본부 최종 판정이 나올 때까지 사망진단서가 필요할 수 있으니까 우선 폐렴으로 하고 나중에 질본이 코로나19라고 하면 새로 써주겠다고 유가족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앞서 유천권 중앙방역대책본부 진단분석관리단장은 “질병관리본부와 모든 시험기관의 모든 검체에서 코로나19가 검출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검체를 의뢰한 영남대병원으로부터 검사 원자료를 받아 재판독한 결과, 환자 검체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대조군 검체에서도 유전자 증폭(RT-PCR) 반응이 확인되는 등 실험실 오염 또는 기술 오류 등의 가능성이 합리적으로 의심됐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유 단장은 “음성으로 결론 내린 이유는 검체에서 일관되게 여러 유전자가 아닌 하나의 유전자만 검출되고, 음성 대조군에서도 PCR 반응이 관찰되는 등 몇 가지 합리적으로 의심할 사례가 발견됐다는 것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본은 이날 오전 영남대병원에 코로나19 검사를 잠정 중단토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