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현대삼호중공업 '품도사' 협력사 생산혁신 이끈다

의장 부서만 25년 유일병 부장

영문 매뉴얼·도면 한글판 만들어

외국인근로자도 손쉽게 작업 도와

"협력사 품질관리 역량 늘어 보람"

유일병 현대삼호중공업 부장유일병 현대삼호중공업 부장



현대삼호중공업이 최고의 조선 품질 전문가를 일컫는 이른바 ‘품도사(품질 전도사)’를 협력사에 파견하는 제도를 운영 중인 가운데 의장 분야 품도사가 품질 수준 향상과 생산 공정 혁신을 이끌며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조선소 의장 부서에서만 25년 경력을 지닌 유일병(사진) 부장.

지난해 12월 품도사로 임명된 유 부장은 최근 유해배기물질을 줄이는 각종 세정기와 친환경설비 장착이 늘면서 중요성이 높아진 엔진케이싱을 완벽한 품질로 납품받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활동을 시작했다. 한 달 동안 현장 조사를 마친 유 부장은 업체가 영문 번역 능력이 낮고 설비 이해도가 떨어진데다 회사에 정도 분야의 전문가도 없어 품질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외국인 작업자가 많은 데다 처음 만들어보는 품목에 대해 작업 경험이 없어 시행착오가 잇따랐다. 이에 유 부장은 영문으로 된 매뉴얼과 도면을 한글로 작업해주고 한글판 설치점검시트를 제공해 작업자들이 손쉽게 작업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외국인 작업자를 위한 전용 교육카드를 중국어와 우즈벡어, 베트남어 등으로 제작해 정확한 의사전달이 가능하도록 했다. 신규 작업자는 기초 교육을 의무화해 기본 기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곡직 분야 사내 전문가와 친환경설비인 배기가스정화시스템(EGCS)과 가스연소장치(GCU) 등 친환경설비 메이커에서 전문가를 강사로 불러 교육시킨 뒤 품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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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설계개선 태스크포스(TF)팀까지 꾸려 생산 단계에서부터 생산 낭비요소를 발굴하고, 의장 정도 품도사를 투입해 주요 부위 광파기를 점검하는 등 협력사의 품질을 안정화시켜 나갔다. 유 부장이 품도사로 일한 지 두 달쯤 지나 협력사에서 연락이 왔다. 협력사 스스로 시스템을 점검해 보고 메이커의 문제점을 제기한 것이었다. 유 부장이 문제점을 확인해본 결과 메이커의 오작으로 결론이 났다. 유 부장은 “그물질을 가르쳤더니 물고기를 잡아 오더라”면서 “품도사로서 희열을 느꼈다”고 전했다. 협력사를 대상으로 품질관리 기법과 작업방법을 가르쳐줬더니 오히려 납품하는 블록의 문제점까지 찾아내고 개선한 것이다.

유 부장은 엔진케이싱 분야의 품도사 일정이 마무리되면 철의장 및 블록, 유니트 제작 협력사를 대상으로 점차 확대해 품도사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그는 “그동안 품도사 활동을 통해 회사와 지역 협력사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며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매진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영암=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김선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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