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나’ 속 사건들, 현실적이라 더욱 빠져든다.
SBS 금토드라마 ‘하이에나’가 현시대를 반영한 사건들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하이에나 변호사 정금자(김혜수)와 윤희재(주지훈)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뚜렷한 선과 악의 구별이 없다. 이들은 그저 이기기 위해 싸운다. 정의는 언제나 승리한다는 판타지가 아닌, 살아남는 것이 정의라는 현실적인 이들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을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이에 지금까지 ‘하이에나’가 다뤄 온 지극히 현실적인, 그래서 더 공감 가는 사건들을 정리해봤다.
# 연애금지까지 담은 불공정 계약
바이올리니스트 고이만(조동인)의 케이스에서는 연예계와 문화계에 만연한 불공정 계약에 대해 다뤘다. 고이만 엄마가 작성한 계약서에서는 자유로운 연애도 SNS 활동도 금지돼 있었다. 누가 봐도 나쁜 계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윤희재는 고이만 엄마의 편에서 계약 유지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는 소송을 하게 되면 수년 동안 연주에 집중 못 할 고이만을 생각한 윤희재의 정의였다. 이에 더해 윤희재는 새로운 계약에 자유를 보장하는 조항을 넣으며, 가장 현실적인 승리를 쟁취했다.
# 갑 오브 갑의 가스라이팅
스타트업 기업 D&T 대표 손진수(박신우)는 가스라이팅(상대방을 조종하는 정신적 학대)을 일삼으며 직원들을 부려먹는 악질 대표였다. 이에 앙심을 품은 공동 창업자 김영준(한준우)은 개인 정보 유출 혐의로 손진수를 고발했다. 갑질 대표의 편에 선 정금자와 윤희재는, 김영준 증거의 신빙성을 떨어뜨려 무혐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정금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가스라이팅 면에서는 피해자인 김영준을 보호할 장치를 마련했다. 또한 D&T의 이름으로 개인 정보 유출 피해자들에게 보상하게 함으로써 현실적 사이다를 선사했다.
# 오너리스크 부르는 재벌 4세들의 갑질
재벌 4세 아이들이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이는 어른들의 이권 다툼에 도구로 쓰일 뿐이었다. 아이들이 왜 싸운 건지, 이후 어떻게 케어할 것인지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이런 교육 아래 아이들은 모두에게 무례한 갑으로 자라왔다. 이에 윤희재는 왕따와 폭력, 갑질 등 SNS에 올라가면 기업 가치에도 흠이 갈 단어들 앞세워 어른들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또한 리스크 관리라는 명목하에 제대로 된 아이 교육을 약속받으며 일을 마무리 지었다. 뉴스를 장식하는 재벌가 사람들의 갑질은 공감을 자아냈고, 이를 영리하게 풀어낸 윤희재의 해결 방식은 통쾌함을 자아냈다.
이토록 현실적인 사건들을 다뤄 온 ‘하이에나’는 현재 사이비 종교단체 트리니티의 이면을 캐고 있다. 그노시스 제약 인수 합병을 위해 이의 실소유주인 트리니티를 조사하던 정금자는 교주 백희준(오윤홍)이 딸 백운미(문예원)를 폭행, 협박한 혐의를 파악했다. 아동 학대와 사이비 종교, 현 시국을 반영한 것 같은 이 사건들 앞에 정금자는 또 어떤 현실적인 방식으로 이를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를 짓밟아야 하는 이 사회에서 ‘하이에나’ 변호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있다. 이에 직업 된 도리로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법의 테두리 밖에서는 짓밟은 상대를 위한 대안을 찾아주는 것도 이들을 더욱 현실적인 인물로 보이게 만든다. 그래서 더 생생하고, 그래서 더 빠져들게 되는 SBS 금토드라마 ‘하이에나’ 11회는 오늘(27일) 오후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