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성착취 영상물을 공유한 ‘n번방’ 가입자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하다. 앞서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는 제목의 청원이 196만8,289명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일단 수사기관은 저인망 식으로 가입자들의 신원을 최대한 확보할 전망이다. 앞서 경찰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넘긴 수사기록은 별책을 포함해 38권, 1만2천쪽에 달한다. 이미 상당수 가입자들의 범죄 행적이 포착돼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가입자 신상공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상당한 모양이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박광온 의원(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관계자 전원 처벌과 26만명 전원 신상공개가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고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불법 동영상 소지자들은 가능하면 모두 찾아서 처벌해야 위하력 효과(잠재적 범죄인인 일반인에 대한 위협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려는 힘)이 생긴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지난 24일 위 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박사방’의 조력자, 영상 제작자, 성착취물 영상을 소지·유포한 자 등 가담자 전원에 대해서도 경찰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투입하여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며 “향후 수사가 마무리되면 관련 절차와 규정에 따라 국민들의 요구에 어긋나지 않게 불법행위자를 엄정 사법처리하고 신상공개도 검토하는 등 단호히 조치해 나가겠다”고 했다.
법무부, 법률공백 해소 서둘러 |
법무부도 이러한 사각지대를 인지하고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배포 등도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대상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검찰이 최대한 강하게 구형하고, 또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처벌하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한 ‘성착취 영상물’을 다운로드받지 않고 재생만 한 경우 소지죄가 적용되지 않아 아예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법무부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온라인 실시간 시청행위에 대한 처벌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검찰은 현행법상 처벌 방안 적극 모색 |
법무부는 만약 가입자들의 행위가 가담·교사·방조로 판단될 경우 공범으로 적극 의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죄명으로 유죄가 인정되면 조직 내 지위와 상관없이 조직원 모두 목적한 범죄의 형량과 같은 형량으로 처벌할 수 있다. 만약 범죄단체조직죄 의율이 제한적인 것으로 판명 나더라도 정부는 또 다른 방안을 검토해 가입자들을 기어이 처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