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최고 연13.2%" 고수익 ELS의 유혹

중위험·중수익 옛말…이젠 '고위험·고수익'상품

삼성증권 해외주가지수ELS·유가 DLS

21종목 2,350억 30일까지 투자자 모집

한투·KB證도 4.6~12% ELS 31일까지

"주가 추가급락 가능성도…신중을"




삼성증권(016360) 등 일부 증권사들이 최고 연 13.2%에 달하는 고수익의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에 나선다. 최근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앞서 발행된 ELS와 유가연계파생증권(DLS)가 잇따라 원금손실 가능구간(녹인· Knock-In)에 진입한 상황에서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하는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30일까지 총 21개, 2,350억 규모의 국내·해외지수ELS와 유가DLS의 투자자를 모집한다. 또 한국투자증권도 31일까지 총 8종목, 530억원 어치 ELS를 발행하고 KB증권도 6개 종목, 510억원 규모의 ELS의 청약을 받는다.

이들 ELS 상품은 기존에는 보기 드문 높은 수익률을 내걸었다. 세 증권사가 30~31일까지 발행하는 S&P500, 유로스톡스50, 홍콩H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경우 대부분 연 6%~10%, 최고 13%선의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불과 이달 초만해도 국내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수익률은 4~5%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 변동성이 커지자 ELS의 쿠폰 수익률 역시 덩달아 급등했다.


삼성증권이 발행하는 ELS 24185호의 경우 3년 만기의 스텝다운형 ELS로 연 수익률이 13.2%에 달한다. 니케이225, HSCEI, S&P500의 지수가 △3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일에 최초 발행시점 대비 92.5%~80% △만기에 75% 수준을 넘으면 이 수익률을 보장한다. 또 3년 동안 3개 지수가 한 번도 발행가 대비 55%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도 연 13.2%의 수익을 받는다. KB증권이 발행하는 ELS 제1212호의 경우 삼성전자, 니케이225, 홍콩H지수가 6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일이 발행시점 가격 대비 75%를 넘으면 연 8%의 수익을 받는다. 또 세 기초자산이 3년간 발행가 대비 50%이상 떨어지지 않아도 같은 수익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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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이 매력적인 수익률의 ELS는 최근 주가 급락으로 인해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투자 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유가가 폭락하자 대부분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한 유가DLS는 향후 극적인 유가급등이 없다면 원금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때 중위험·중수익의 대명사였던 ELS가 이제 고위험·고수익 상품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증권사들이 최근 해외지수ELS 마진콜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음에도 대규모 추가 ELS발행에 나선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자체 헤지를 하는 증권사들은 최근 유럽·미국 증시 급락으로 유로스톡스50과 S&P500지수 선물 매수포지션에서 대규모 마진콜을 당했다. 증권사별로 최대 1조원 가량을 부랴부랴 달러로 구해 증거금으로 넣어야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자체 헤지 운용을 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추가로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해외지수 선물을 매입하면 ‘물타기효과’가 있다”며 “다만 여기서 증시가 또다시 폭락할 경우 재차 마진콜 부담이 커질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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